규제 논의에 가상화폐 관련株, 동반 급락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7.12.11 16:36
글자크기

관련기업 주가 2~3일간 30% 넘게 급락, 비트코인 가격도 요동

정부의 규제논의가 가시화되면서 달아오른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고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세다.

전문가들은 "가격논란과 규제이슈가 진행될수록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2400만원대로 치솟았다가 이틀만인 10일에는 40%까지 급락해 1300만원대로 떨어졌고, 11일에는 다시 1900만원대로 올라서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에서 반전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큰 상태다.

11일 증시에서 가상화폐 대표주로 꼽히는 옴니텔 (1,415원 ▲1 +0.07%)은 전날보다 16.2% 하락한 5120원에 마감했다. 옴니텔은 세계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8.89%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옴니텔 주가는 올 초 3000원대에 불과했으나 8월에는 1만원대로 오르기도 했으나 가상화폐 안정성 논란과 함께 각국 규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아왔다.

옴니텔과 함께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11%)을 보유한 비덴트 (3,320원 ▼60 -1.78%) 주가도 된 서리를 맞았다. 이달 6일 장중 1만68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만2000원대 초반으로 내려 앉은 상태다. 자회사가 가상화폐 거래소 서비스를 시작한 SCI평가정보 (2,645원 ▼105 -3.82%) 역시 최근 3일간 주가하락률이 30%에 육박했다.

최근 컨소시업을 구성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폐기물 처리업체 한일진공 (311원 ▼15 -4.60%)과 바이오업체 케이피엠테크 (379원 ▼4 -1.04%), 디지탈옵틱 (411원 ▲12 +3.01%)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한일진공과 케이피엠테크 주가는 이달 들어 7일까지 각각 34.48%와 17.66% 오른바 있으나, 이후에는 이틀간 30% 넘게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이 밖에 모기업 일본 SBI홀딩스가 가상화폐 투자에 앞장섰다는 벤처캐피털 SBI인베스트먼트 (876원 ▲11 +1.27%), 자회사가 가상화폐 채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PC업체 주연테크 (464원 ▼13 -2.73%)도 급등한 주가가 제자리로 내려왔다.

비상장 기업들도 타격이 상당하다. 상장논의가 진행됐던 옐로모바일은 지난 9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을 운영하는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39%를 1126억원에 인수했다. 이 소식으로 장외주식으로도 인기가 높았는데 최근에는 매수세가 냉각되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최근 정부규제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가상통화 거래소 인가나 선물 거래 도입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거래 자체는 막지 않지만 정상적인 금융거래로는 분류하지 않겠다는 것이 최 위원장의 입장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각국 규제논의는 최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ICO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올해 10월 중국 내 가상화폐거래소 'BTCC' 거래를 중단시켰다.

베트남중앙은행(SBV)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통화의 발행과 공급, 사용은 불법이라며 이를 어기면 1억5000만∼2억동 벌금을 물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도 법제를 정비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한국에서도 가상화폐의 이유없는 가격등락이 지나치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초보 투자자들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강력한 규제안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의 빠른 성장은 기존 제도권에서도 상당한 자극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하는 유사수신행위법 개정안도 논의되는 등 규제이슈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티사이언티픽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