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더 맛있을까?

머니투데이 강선미 기자, 김자아 기자, 이상봉 기자 2017.12.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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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가능 '신라면 블랙 사발' '진라면 매운맛 용기' 2가지 방식으로 먹어보니



편의점에서도 끓여먹는 라면의 그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농심은 "끓여먹는 컵라면 시대를 열겠다"며 업그레이드 된 '신라면 블랙 사발'을 내놨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도 문제 없도록 특수 재질의 용기로 바꾼 것이다. 농심은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끓는 물의 온도인 100℃ 전후의 온도에서 조리되면서 면발이 더욱 찰지고, 국물 맛도 깊어진다고 전했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컵라면은 '신라면 블랙 사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뚜기는 2009년 5월 '오동통면'을 시작으로 '진라면 순한맛/매운맛' '리얼치즈라면' '참깨라면'까지 총 5종의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신라면 블랙 사발'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모습(위)과 끓는 물을 붓는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신라면 블랙 사발'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모습(위)과 끓는 물을 붓는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컵라면은 정말 '끓인 라면'과 비슷한 맛을 낼까? 뜨거운 물만 부어 익힌 컵라면과는 어떤 맛의 차이를 낼까? 4인의 기자로 구성된 맛 평가단이 농심 '신라면 블랙 사발'과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용기' 2종의 컵라면 시식에 나섰다.



전자레인지에 들어갔다 나온 2종의 컵라면의 '비주얼'은?
전자레인지에서 2분간 조리 후 막 꺼낸 '신라면 블랙 사발'(위)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전자레인지에서 2분간 조리 후 막 꺼낸 '신라면 블랙 사발'(위)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모습. /사진=이상봉 기자
전자레인지에서 갓 꺼낸 '신라면 블랙 사발'을 보자 '와'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한 눈에도 뜨거운 물을 넣은 컵라면과는 '비주얼'이 확연히 달랐다. 양은 냄비에서 막 끓여낸 것처럼 굵은 고명이 면발 위에 먹음직스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신라면 블랙 사발'은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1분32초부터 맛있는 냄새를 폴폴 풍기며 '이 라면'은 남다르겠구나 기대감을 갖게 했다. '진라면 매운맛 용기'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나니 면발이 국물을 가득 머금어서일까 면발의 색이 짙고 투명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4명의 맛 평가단, 전자레인지에 돌린 용기면에 '좋아요'를 줬을까
2명의 기자가 다른 방법으로 조리된 '신라면 블랙 사발'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맛보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2명의 기자가 다른 방법으로 조리된 '신라면 블랙 사발'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맛보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미각만으로 전자레인지에 돌린 컵라면과 끓는 물을 부은 컵라면을 구분할 수 있을까? 2명의 기자를 상대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조리법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신라면과 진라면의 구분조차도 혼란스러워 했다. 하지만 답을 알려주자 조리방법을 달리한 라면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한 목소리로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컵라면은 진짜 끓인 것 같은 맛이 난다"고 말했다.

전자레인지로 2분 조리한 '신라면 블랙 사발' 면발(왼쪽)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면발. /사진=이상봉 기자전자레인지로 2분 조리한 '신라면 블랙 사발' 면발(왼쪽)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면발. /사진=이상봉 기자
다만 남형도 기자는 "전자레인지로 끓인 라면은 가운데 심까지 다 익어서 별로다. 면발이 꼬들한 걸 좋아해 그냥 끓는 물로 조리한 4분 컵라면이 낫다"고 평가했다. 이재은 기자도 "앞으로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먹지 않을 것 같다. 불은 라면을 좋아하는데도 전자레인지로 끓인 라면은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국물이 없다. 이유식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명의 기자가 다른 방법으로 조리된 '신라면 블랙 사발'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맛 보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2명의 기자가 다른 방법으로 조리된 '신라면 블랙 사발'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를 맛 보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다른 기자 2명은 다른 평가를 내놨다. 김자아 기자는 "전자레인지로 끓인 라면이 확실히 더 맛있다. 면발이 탱탱하고 딱딱한 게 아니라 쫄깃한 식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래 봉지로 된 진라면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 전자레인지용 컵라면은 끓인 라면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다"며 감탄했다.

남궁민 기자는 "개인의 취향일 수 있겠지만 저처럼 면발이 잘 익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전자레인지에 조리한 것을 선호할 것 같다.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컵라면은 면발에 덜 익은 하얀 심이 남아 있는 반면 전자레인지에 돌린 컵라면은 겉과 속이 골고루 익었다"고 전했다. 이어 "군대에서 라면을 맛있게 먹으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곤 했는데 그 때 그 맛이다"고 말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2종의 컵라면 맛 평가단의 점수는요?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라면은 면발에 국물이 깊게 배고, 면이 속까지 골고루 익어 탱탱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준다. 일반 라면보다 면이 붇는 속도가 매우 빨라 먹는 동안 국물이 졸아붙는 게 단점이다.

남형도 : 면발의 하얀 심이 살아있는 끓는 물 조리 컵라면이 좋다.
이재은 : 전자레인지 컵라면은 면이 빨리 붇고 국물 양이 적어 실망.
김자아 : 평소 끓인 라면을 좋아해 전자레인지에 끓인 라면에 한 표.
남궁민 : 면발의 겉과 속이 골고루 익은 전자레인지 2분 라면을 선호.

'신라면 블랙 사발'(왼쪽)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내용물. /사진=이상봉 기자'신라면 블랙 사발'(왼쪽)과 '진라면 매운맛 용기'의 내용물. /사진=이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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