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희귀병 사망 보도, 통계·과학적 검증 부족한 일방주장"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7.11.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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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일 역학조사서 통계적 유의성 인정된 적 없어"…유감 표명 이어 구체적 반박

삼성전자 뉴스룸 캡쳐화면.삼성전자 뉴스룸 캡쳐화면.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가 '반도체 작업장 내 희귀병 사망'과 관련한 종합편성채널 JTBC 보도에 대해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고 26일 반박했다.

지난 21일 JTBC 보도 직후 "일방적인 주장을 기초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직업병 사망자로 단정하는 듯한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데 이어 구체적으로 반박논리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에 올린 글에서 "JTBC가 사망자들에 대한 '기대인구수'를 계산했더니 일반인보다 높다고 분석했는데 기대인구수를 계산하는 것은 학계에서 역학연구를 할 때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도 아니다"라며 "일반인에 대한 백혈병 사망률은 국가통계청 자료로 충분히 산출할 수 있는데 '기대인구수'라는 생소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학에선 일반적으로 전체 대상자 가운데 사망자를 분석해 기대사망자 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사망자를 놓고 전체 대상자를 역산하지 않는다"며 "이럴 경우 통계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JTBC 보도가 이런 불확실한 분석을 기초로 통계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도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오퍼레이터가 500명인 곳에서 사망자가 나왔으니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는데 우선 500명이라는 숫자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특정 생산현장에서 특정 시기에 일했던 사람 중 사망자가 나왔다고 해서 통계적으로 그 생산현장이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런 방식이라면 특정 현장에서 특정 시기에 일했던 사람들 중 질병 사망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 현장은 안전하다는 주장도 인정돼야 할 것"이라며 "특정집단과 일반인을 비교하는 분석을 하려면 통계적으로 충분한 숫자를 분석해야 하는데 500명은 너무 작아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누적된 근로자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대만 일본 등에서 수십년에 걸쳐 진행된 조사에서 반도체 생산라인과 암 사망률의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인사자료와 고용보험자료로 확인 가능한 반도체회사 근로자와 퇴직자 22만96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암 사망자 위험 수준이 일반인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10년 조사대상을 확대해 추가 조사를 벌였지만 같은 결론을 냈다.

삼성전자는 "JTBC에서 이런 조사결과가 '건강노동자효과'로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조사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결과는 재직자뿐 아니라 퇴직자까지 조사대상으로 포함했고 연령대별로 사망률을 비교분석해 도출한 결과이기 때문에 '젊고 건강한 상태에서 취업해 몸이 아프면 퇴사했기 때문에' 생기는 통계적 오류와는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조사방법과 결과가 있는데도 오랫동안 특정 시민단체의 입장을 주로 얘기해온 학자의 주장만 인용했다"며 "일방적이고 단정적인 보도를 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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