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후원금 줄자 아내 성매매 몰고 몰카 촬영까지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7.11.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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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영학 딸 "엄마, 아빠 때문에 죽은 것 같다"…후원금 12억 물쓰듯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학(35)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북부지범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학(35)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북부지범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여중생을 성추행하고 살인·사체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35)이 아내 최모씨(32·사망)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 성매수 남성은 총 12명으로 파악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강요·성매매알선·카메라 이용 불법촬영 등 혐의로 이영학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매매 혐의로 성매수남 12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후원금을 불법 모금해 호화생활을 누린 혐의도 적용됐다. 모금 명목이었던 딸 치료비 등에 후원금(총 12억원)의 1%도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 후원금 줄기 시작하자 아내에게 성매매 강요…CCTV 달아 녹화도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올해 7월13일부터 8월7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오피스텔을 임대해 아내 최씨에게 다른 남성과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아내 최씨는 이영학의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 남편의 말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매수남의 진술과 동영상 등을 근거로 이영학에게 강요 혐의가 인정된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최씨는 총 12명의 남성을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하고 그 대가로 한 사람 당 15만~3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학은 임대한 오피스텔에 침대 등을 갖춰 놓고 포털사이트 등에 종류별 가격을 안내하는 '성매매 광고'를 올려 성매수 남성을 끌어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을 "2~3년 전부터 후원금이 줄기 시작했다"며 금전적 이유로 파악했다.


이영학은 성매매 장소에 실내용 CCTV(폐쇄회로화면)를 달아 유사성행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그 영상을 자신의 클라우드 계정(온라인 저장공간)에 보관했다. 다만 해당 영상을 성매매 알선 홍보·영업을 목적으로 온라인에 게시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은 와이프가 위험에 처할 수 있어 CCTV를 달았다고 진술했지만 5분 단위로 녹화한 점을 보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영학 딸 "엄마, 아빠 때문에 죽어…불쌍해"

경찰은 올해 9월 투신 사망한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이었는데 (투신) 당일 이영학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물건으로 맞은 뒤 우발적 혹은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씨 투신 당일 현장에서 피가 묻은 휴지와 최씨 부검결과 알루미늄 소재 모기약 용기로 머리를 맞은 흔적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증거로 이영학에 대해 상해 혐의도 적용했다.

이영학 딸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6~7년 전부터 이영학에게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왔다. 딸 이모양(14)은 "한 달에 2~3번씩 아빠가 엄마에게 욕을 하며 손과 발로 때렸다"며 "엄마가 아빠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줄곧 아빠 이영학을 감싸던 이양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는 아빠를 욕하기도 했다. 검찰은 22일 미성년자 유인·사체유기 혐의로 이양을 구속 기소했다.

◇ 후원금 12억 유용, 기초생활수급비도 부정 수급해 "물 쓰듯 지출"

이영학이 희소병인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 명목으로 불법 모금한 후원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혐의(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도 발견됐다.

경찰이 후원금 모집에 사용된 계좌 3개를 분석한 결과 이영학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약 12억원을 모집했지만 딸 수술비 등에 사용한 돈은 706만원에 불과했다. 이영학 딸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수술비와 치료비로 4150만원을 썼지만 중랑구청과 병원 등에서 병원비 대부분을 지원해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신 이영학은 2005년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신용카드로 월 400만~1000만원씩 총 6억2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왔다. 현금과 수표로 출금해 사용한 금액은 5억6000여만원에 이른다.

고가품을 사는 등 사치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매달 카드값으로 평균 400여만원을 쓰는 등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학이 후원금을 딸 치료비로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후원금 모집을 도운 혐의(사기방조)로 친형(39·불구속) 역시 검찰로 넘겨졌다.

이영학은 중랑구청에 기초생활 수급비도 신청해 월 10만~136만원씩 총 1억2000만원을 타낸 혐의(국민기초 생활 보장법 위반)도 있다. 후원금을 소득으로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후원금은 현금·수표로 인출하거나 누나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소득과 금융재산이 없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다만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급받은 장애인연금(총 816만원)은 부정수급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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