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회의실에서 열린 故 정치호 변호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2017.1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故 정치호 변호사 유족협의회 변호인단은 2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을 단순히 자살로 단정하고 종결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정 변호사의 평소 주량이 소주 1병이었지만 당시 차 안에서 소주 3병이 발견됐고, 그중 1병은 차량의 기어 위에 뚜껑이 열린 채로 술이 가득 담겨있는 점을 들어 번개탄 연기를 마시면서도 전혀 몸부림을 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정씨의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이지만 칼륨농도가 15mEq/l로, 5.5mEq/l 이상인 고칼륨혈증의 칼륨 농도를 훨씬 웃돌아 단순히 혼자서 번개탄을 피워 사망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손에서 번개탄의 흔적이 남지 않아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정씨가 숨진 채 차량에서 발견되기 하루 전인 10월29일 강릉 주문진읍 신리천교에 차를 세워두고 다리 아래 바다로 투신했으나 해양기동대가 출동해 구출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수심이 깊지 않은 점, 평소 지나다니는 행인이 많은 점을 들어 의문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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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은 "이 사건에 대한 타살 가능성에 합리적 의심이 충족된다면 살인죄, 위계에 의한 촉탁살인, 자살교사, 자살방조 등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라며 "국정원 역시 정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요구와 중요 사건마다 국정원 직원들의 번개탄 자살시도를 반복하는 것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인의 친형은 "어느날 갑자기 동생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 조사 이후 동생의 일주일 행적을 천천히 다시 돌아보니 마치 짜인 대본, 각본처럼 죽는 시늉을 했고 누군가 와서 죽였는지 의심이 커져갔다"며 "동생이 번개탄을 피우고 억울하게 죽지 않았다는 것을 꼭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정씨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며 시신 인수와 장례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정씨의 시신은 강원대학교 영안실에 안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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