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중앙은행 리더십 전환기…"통화정책 기조 유지 전망"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1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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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등 정책기조 유지할 듯…韓·인니·대만 등 '완만한 긴축' 전망도

한국은행 본점/사진=블룸버그한국은행 본점/사진=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중앙은행 수장이 대거 임기 만료를 맞는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뉴질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들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의 3분의 2를 떠받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2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2월 제롬 파월 신임 의장 체제로 탈바꿈하고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기조가 더 강해질 전망이라며 이 추세가 곧 아시아지역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완만한 통화긴축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통신은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아시아 지역의 통화정책 기조가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수장이 누구든 정부의 통제를 받는 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마킷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동북아시아 중앙은행의 새 수장을 선택하는 데는 정책 연속성이 최우선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준금리(하양) 및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단위: %, 기준금리는 11월24일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0월 기준 전년동기대비)/자료=블룸버그한국 기준금리(하양) 및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단위: %, 기준금리는 11월24일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0월 기준 전년동기대비)/자료=블룸버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3월 말에 임기가 끝난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할 수 있지만 1970년대 이후 연임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가 박근혜 정부 때 인사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더 적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이 총재가 매파(강경파)로 분류되지만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까지 낮췄다고 소개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지난 6월 이후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며 지표 개선으로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2002년 취임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G20(주요 20개국)에서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로 꼽힌다. 저우 총재의 퇴임 여부와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그는 최근 공개적으로 퇴임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저우 총재의 바통을 누가 잇든 인민은행의 정책 행보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위험천만한 대출을 통제하고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를 줄인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시스템 리스크 차단을 최우선 정책 순위로 삼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금융시장 개혁도 이어나갈 전망이다.

구로다 총재는 내년 4월 임기가 끝나지만 연임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차기 BOJ 총재로 구로다를 첫손에 꼽았다. 구로다 총재가 연임에 성공하면 BOJ에서 195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블룸버그는 비둘기파(온건파)인 구로다 총재가 연임하지 않아도 매파가 BOJ를 장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대만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새 중앙은행 수장을 물색 중이다. 1998년 취임한 펑화이난 총재의 임기는 내년 2월에 끝난다. 후임으로는 양진룽 부총재가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완만한 긴축이 예상될 뿐 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밖에 아구스 마르토바르도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지난해부터 금리를 8번이나 낮춘 만큼 연임이 가능한 그를 비롯해 누구든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이 중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 노동당이 주도하는 새 정부가 FRB처럼 물가안정뿐 아니라 고용안정을 중앙은행의 책무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그레이엄 휠러 전 총재가 물러나면서 그랜트 스펜서 임시 총재 체제로 있다. 내년 3월 새 총재가 선임될 예정이다. 뉴질랜드 새 정부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에 외부 인사 3명을 추가로 영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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