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서재 그대로…'만인의 방' 서울도서관 개관

뉴스1 제공 2017.11.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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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보' 육필권고 1만여장 디지털아카이브로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만인의방 개관식 포스터(서울시 제공)© News1만인의방 개관식 포스터(서울시 제공)© News1


고은 시인이 만인보를 30년 넘게 집필한 안성 서재를 재현해놓은 '만인의 방'이 서울도서관에 문을 연다.

서울시는 21일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 '만인의 방'을 개관한다.



'만인의 방'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다.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상설 전시공간이다. 안성시 공도면 마정리에 있는 고은 시인의 서재를 재현했다. 전시공간에는 '만인보' 집필을 시작했던 좌식탁자 실물과 이후 집필을 마무리한 커다른 좌식탁자, 서가들, 필기구, 책과 책 사이로 난 아슬아슬한 길 등 안성서재를 있는 그대로 재현했다. 고은 시인은 자신의 뿔테안경을 비롯해 서재에서 쓰던 많은 물품을 기증했다.

서재공간 바로 앞에는 만인보 집필 탁자와 같은 크기로 제작한 '만인보 이어쓰기 책상'도 준비됐다. 이 책상에서는 시민이 참여하는 '만인보 이어쓰기'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4002편부터 이어질 예정이다.



인터뷰 영상, 육필원고 등 작품의 구상부터 집필까지 전 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를 갖췄다. 고은 시인의 출생부터 활동 내용을 담은 고은연보가 벽면을 채운다.

개관 기획전 '민(民)의 탄생'도 개최된다. 만인보 중 한용운, 이육사, 김구, 조봉암, 장준하 등 3·1운동과 항일 독립운동가를 그린 시의 육필원고 원본 자료가 전시된다. 시인은 육필원고를 대부분 이면지나 광고 전단지 뒷면에 썼다. 원고 양면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벽면에 설치된다.

만인보 30권에 이르는 육필원고 1만여장을 디지털이미지로 제공해 시민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아카이브 검색공간도 마련된다. 시가 완성되기까지 초안, 이본, 출판본 등은 물론 메모와 드로잉 등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


만인보는 고은 시인이 1986~2009년 집필한 4001편의 연작시로 30권으로 구성됐다. 등장인물이 5600명이 넘는다.

21일 열리는 개관식에는 고은 시인과 박원순 시장 등이 참석한다.

서해성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총감독은 "만인보의 집필공간을 공개하는 것은 만인보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시민들은 이 열린 서재에서 만인보를 낳은 상상력의 거처와 만나게된다"고 말했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만인보하면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자료를 축적하고 고은 시인의 기증품을 잘 연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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