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경영진 일괄사표…도시재생사업 공백 우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7.11.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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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진위 떠나 도의적 책임…사의표명한 변창흠 사장 비롯 김현식 감사, 본부장급 전원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변창흠 사장와 김현식 감사를 비롯한 본부장급 임원 전원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이른바 '블랙리스트' 파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난 6일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와 함께 도시재생사업을 이끄는 주축인 SH공사의 수장은 물론 경영진 공백으로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SH공사는 지난 6일 변 사장과 김 감사가 서울시에 직접 사표를 제출했고 이종언 기획경영본부장, 신범수 주거복지본부장, 장달수 건설안전본부장, 김소겸 택지사업본부장, 이용건 도시재생본부장, 김민근 공공개발사업본부장 등 본부장급 전원이 사표를 냈다고 7일 밝혔다. SH공사 사장과 감사는 서울시가 임명하는 직책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국감에서 '블랙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데 대해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경영진으로서 조직관리 미흡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표를 제출한 경영진 가운데 김 감사와 이용건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시 출신이며 김민근 공공개발사업본부장은 변 사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SH공사에서 주요 간부들의 진보·개혁 성향,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친분 여부를 구분하는 '블랙리스트'가 작성돼 인사에 반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박 시장과 변 사장은 리스트에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인사들이 실제 대부분 승진했거나 임원직을 맡고 있는 데다 문건 작성 사실 자체가 없다며 경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SH공사 노조위원장이 문건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사실 확인이 된 사항은 아니다"며 "사실관계를 조사해 철저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변 사장도 "제가 (문건을) 작성한 적이 없고 인사상 불이익도 잘못 해석되거나 오해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경영진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면서 서울시 핵심 사업인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도시재생에 전문성을 갖춘 변 사장이 유임을 포기하면서 최소 1~2개월이 소요되는 사장 임명까지 공백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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