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서 바이두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개발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장시복 기자 2017.10.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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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고위 관계자, 장야친 바이두 총재와 서울 모처서 회동…'아폴로 프로젝트' 전세계 70여개사 참여

현대자동차가 중국 최대 IT업체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플랫폼 '아폴로 프로젝트(Apollo Project)'에 참여한다.

23일 현대차 (246,500원 ▼4,500 -1.79%)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바이두의 아폴로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바이두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로 자율주행차를 개발, 시험(테스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최고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장야친 바이두 총재(사장)와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폴로 프로젝트에는 완성차(다임러, 포드, 베이징자동차, 장성기차, 둥펑자동차), 부품업체(보쉬, 델파이, 콘티넨탈, ZTE, 벨로다인), IT업체(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현지 전기차 스타트업(니오, BJEV), 학계(베이항대학교) 등 70여개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와 포드에 이은 행보로,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비교적 중국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바이두는 아폴로 프로젝트에 동참한 업체들과 함께 2018년 첫번째 자율주행차를 내고, 이어 2021년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비슷한 협력으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플랫폼을 쓰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에서 '블루링크'(현대차 자체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하는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바이두 로고/사진=바이두 홈페이지바이두 로고/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현대차가 지난 6월 7일 중국 상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CES 아시아'에서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바이두 맵오토'와 '두어 OS 오토'가 시범적용된 현대차 중국형 싼타페의 모습./사진=현대차현대차가 지난 6월 7일 중국 상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CES 아시아'에서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바이두 맵오토'와 '두어 OS 오토'가 시범적용된 현대차 중국형 싼타페의 모습./사진=현대차
바이두는 지도 서비스와 음성 인식,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두는 "향후 3년간 100개 이상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며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의 '아폴로 펀드'를 공개했다.

또 '아폴로 1.5'라는 오픈소스 자율주행 플랫폼도 내놨다. 아폴로 1.5는 기존 1.0에 △장애물 인식 △주행 계획 △클라우드 기반 시뮬레이션 △3D(차원) 고정밀(HD) 지도 △멀티 레이어 딥러닝(심층학습) 등 5개 핵심 기능을 추가했다.

장애물 인식 기능을 통해 자율주행차가 야간에도 장애물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주행계획 기능을 통해 올바른 주행 경로를 계획할 뿐 아니라 최적의 주행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폴로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기반으로 중국 내에서 다량의 교통 데이터를 보유 및 실시간 생성하고 있다. 가상 실행 용량만 하루 100만㎞ 거리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3D 고정밀 지도를 제공하는 것은 중국내 바이두가 유일하다.

딥러닝은 미국 GPU 및 인공지능(AI) 칩 업체인 엔비디아의 칩을 활용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완성차 업체와 IT업체, 고정밀 지도업체간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지난 6월 '코나' 신차 발표회에서 "자동차 메이커보다는 ICT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ICT 및 친환경차 기술 업체와 협력하고 생태계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D 고정밀 지도는 도로와 주변 지형의 모든 실제 정보를 담아 지형지물을 10㎝까지 식별할 수 있는 지도로 자율주행에 핵심적이다. 방대한 지도 데이터와 주행 정보를 완성차 업체가 자체적으로 장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국의 구글, 유럽의 히어(HERE)처럼 지역에 특화된 지도 서비스가 필요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구글맵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앞으로 자동차 사업을 하려는 업체라면 바이두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놨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현대차는 바이두와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개발 분야에서 1:1 협력도 맺었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에 최첨단 전장(電裝·전자장비)이 결합된 미래의 차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 차량 안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차량 유지·보수 등도 미리 알려준다.

현대차는 지난 6월 'CES 아시아 2017'에서 바이두와 손잡고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와 대화형 음성 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를 공개했고, 이들 커넥티드카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올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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