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헌재논란 '유남석' 카드로 출구 찾기 "소장은 다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7.10.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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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일단 헌법재판관 9명 완전체 구성에 무게…"9명 모두 소장 후보"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10.18.   photo1006@newsis.com【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10.18. [email protected]


청와대가 18일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 논란을 현행법 내에서 절차대로 수습하겠다는 정상화 카드다. 청와대는 아울러 김 대행의 재판관 임기인 내년 9월까지 권한대행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은 물론, 조속한 임명절차를 요구한 헌재를 향한 메시지 성격도 있다.

헌재는 재판관 9명이 아닌 8명으로 운영 중이다. 임기를 마친 재판관의 후임자를 채우지 못했다. 빈 자리는 대통령 추천 몫이다. 여야 협치를 위해서도, 삼권분립에 따른 헌재의 위상을 고려해서도 더이상 헌재소장이 파행의 원인제공자 쯤으로 여겨지는 건 곤란한 상황이다. 이에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내부 현안점검회의, 문 대통령이 매일 아침 참모들과 갖는 티타임에서도 헌재소장 관련 논란을 다룬 걸로 전해졌다.



인사권을 가진 문 대통령의 선택지는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야당은 새 재판관 겸 소장 후보자를 지명하라고 요구했다. 소장임기 6년도 보장하고 헌재도 '완전체'가 된다. 그러나 청와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축소하는 '핀셋 지명' 요구"라고 난색을 보였다. 소장을 염두에 뒀느냐 아니냐는 인재풀의 범위를 극적으로 바꿔 놓는 변수다.

그렇다고 기존 8명 중 새 소장을 지명한다 해도 최선임자인 김이수 대행에 대한 예우 문제가 꼬인다. 법개정이 없다면 새 소장 후보자의 임기 문제도 해소할 수 없다.



이런 고심 끝에 문 대통령은 유남석 카드를 꺼냈다. 유 후보자가 소장 내정자 격일까. 반드시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헌재가 조속한 임명절차를 요구한 지 이틀, 야당이 김이수 체제에 반발해 국정감사가 파행(13일)한 것이 불과 닷새 전이다. 야당 요구를 수용한다 해도 소장을 맡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새로 찾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물론 가능성은 있다. 유 후보자는 1957년생 사법고시 23회로, 1953년생 사시 19회인 김이수 대행과 차이가 많지 않다. 경륜, 리더십 등을 고려했을 때 유 후보자가 지나치게 젋은 재판관은 아니란 뜻이다.

청와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소장은 넥스트(다음)다"라며 "유남석 후보를 포함해서 9명의 완결체를 이루고, 9명 중에 헌재소장 후보를 머지않아 지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9명 모두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머지않은' 시기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이다. 청문요청서 발송과 인사청문회 개최 등 유 후보자가 재판관에 정식 임명되는 데 30일 가량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유남석 후보자도 소장 후보 중 한 사람이라 하면 헌법과 재판소 법에 따라 적어도 청문회를 통과하고 임명돼서 재판관 지위를 얻은 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을 국회가 거부하자 김 권한대행 체제를 당분간 유지한 채 소장 임기 논란을 법개정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은 국회가 반대한 김이수 권한대행을 그대로 두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김 대행의 국정감사 출석과 인삿말 등을 거부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입법을 전제로 헌법재판관을 추가임명하고 소장을 새롭게 지명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 없다"며 "권한대행 체제를 내년 9월까지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 또한 그런 의사를 밝힌 적도,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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