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8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돌풍 예약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7.10.12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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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콘·밀란, FDA서 CRL 접수… 생산공정 이슈 지속추정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사진제공=셀트리온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사진제공=셀트리온


인도 기업 바이오콘과 미국 제약사 밀란이 공동으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 거절 통보를 받으면서 셀트리온 (189,000원 ▲5,300 +2.89%)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시장선점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콘과 밀란은 최근 FDA로부터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 'MYL-1401H' 판매 허가를 보류하는 CRL(Complete Response Letter)를 통보받았다.



뉴라스타는 다국적 제약사 암젠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연간 매출액이 4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바이오콘 등은 2월 FDA에 MYL-1401H 허가를 신청했다. 바이오업계는 이번 일로 제품 출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출시를 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업계는 바이오콘과 밀란이 MYL-1401H 출시에 어려움을 겪게 된 배경으로 생산공정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추정은 지난해 8월 밀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MYL-1401O'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 거절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 EMA는 당시 제품 생산을 맡은 바이오콘 인도 공장을 실사한 결과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에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 바이오콘은 EMA 현지조사에서 30여가지 사항을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을 모두 마쳤음에도 유럽과 미국에서 서로 다른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가 불허된 건 생산공정 이슈가 진행형이라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대로라면 12월 FDA에서 예정된 MYL-1401O 승인심사에서 부정적 결과가 도출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올 7월 미국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품목허가신청(BLA)을 낸 셀트리온의 시장선점 기대가 커지고 있다. 허셉틴은 연간 8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FDA는 내년 상반기 중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은 동등하면서 30% 이상 싼 가격을 무기로 삼는다. 같은 바이오시밀러라고 해도 먼저 출시한 쪽이 시장을 지배한다. 처방이 많이 이뤄지면서 데이터가 쌓이고 그만큼 신뢰도가 높아져 후발 주자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지는 구조다.


유럽에서 셀트리온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램시마가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돼 오리지널 시장의 40%를 잠식하는 후발 주자들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생산공정상 문제로 각각의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어려워졌다는 추정은 할 수 있지만 허쥬마가 먼저 품목허가를 받으리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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