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김현정 디자이너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기부를 악용한 큰 사건들은 '새희망씨앗'과 '어금니 아빠' 등 두 가지다. 지난 8월 적발된 '새희망씨앗' 사건은 해당 사단법인 회장과 대표 등이 불우 청소년과 결손 아동 후원금 128억원을 빼돌린 것이다. 이들은 "지역 아동과 1대1로 연결된다"는 식으로 5000원~1600만원을 입금하도록 했다. 일반 시민 피해자만 4만9000여명에 달했다.
잇따라 터진 두 사건에 기부·후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꼭 필요한데 써달라며 좋은 마음으로 도왔는데 누군가의 뒷주머니로 들어가거나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
'어금니 아빠' 이모씨(35)가 자신의 트위터에 "딸의 수술비가 없다"며 치료비 모금 홈페이지 주소를 남긴 모습./사진=이씨 트위터 캡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어금니 아빠 사건 이후 아직까지는 기부 중단이나 관련 문의전화 동향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부 단체 관계자는 "새희망씨앗 때도 전체 후원자 수는 크게 변동이 없었고, 어금니 아빠 사건도 특별한 동향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은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따지는 것도 기부 문화가 발전하는 과정"이라며 "기부자는 지원금이 100% 수혜자에게 가길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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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들의 철저한 사전 조사도 필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기부를 결정할 때 △정보공개가 투명한 단체 선정 △재정 효율성이 높은 단체 선정 △직접 방문 또는 전화 문의 등을 거쳐야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우선 홈페이지를 통해 연말 결산보고, 이사회 회의록, 업무추진비 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고유 목적 사업비와 일반 관리비 내용을 살펴보고 실제 사업에 얼마나 쓰였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