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시신 담은 가방 싣기, 태연히 재연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7.10.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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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씨, 서울 중랑구 자택 범행 장소서 약 50분간 현장검증 마쳐

딸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11일 오전 이씨 부녀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시신을 담은 가방을 옮겨 차에 싣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사진=뉴스1딸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35)가 11일 오전 이씨 부녀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시신을 담은 가방을 옮겨 차에 싣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경찰이 서울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모씨(35·구속)의 살인·사체유기 혐의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약 50분간 이씨가 거주했던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딸 친구 A양(14)을 살해 후 시체 유기 과정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씨는 현장검증에서 시신을 담은 가방을 차 트렁크에 옮기는 과정 등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자택 내에서 A양을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했다"며 "사체유기 장소(강원도 영월)와 시체를 담았던 트렁크 가방, 범행도구를 유기한 장소 등을 정밀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중랑구 자택은 이씨 부녀가 A양을 유인해 살해했다고 지목한 장소다. 이날 현장검증 장소인 자택 내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 이씨를 태운 경찰 차량이 도착했다. 한순간에 동네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창피해서 이 동네 못 살겠다"는 야유도 터져나왔다.

이씨와 함께 차에서 내린 이진학 중랑경찰서 강력계장은 이씨에게 "경찰 조사 4번 받으셨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검증을 실시하겠다"며 현장검증에 동의하는지를 묻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건물 밖으로 나와 시신을 담은 검은색 캐리어 가방을 차에 싣는 모습을 태연하게 재연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여중생을 왜 죽였느냐", "피해 여중생에게 한 마디 해달라" 등 범행 동기에 대해 질문했지만 이씨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자택 내에서 현장검증을 마친 이씨는 10시18분쯤 나와 경찰서로 다시 향했다.

이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인근 주민 30여명이 우산을 쓰고 거리에 나왔다. 근처 건물 옥상 등에도 주민 수십여명이 올라가 현장검증 장소를 지켜봤다. 휴대폰으로 현장을 촬영하는 시민도 있었다. 미성년자인 여중생 살인 사건인데다 범행 동기가 오리무중이라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경찰은 이씨 부녀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씨가 범행 대상으로 A양을 특정해 지목한 점, 살해하게 된 경위와 이유 등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이씨 딸(14)에 대한 조사는 이날도 병원에서 진행된다. 경찰은 전날 이양에 대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지난달 30일 아버지와 함께 초등학교 동창생인 A양(14) 사체를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인 1일 오후 5시18분 이양은 아버지 이씨와 함께 검은색 캐리어 가방을 차량에 싣고 떠나는 모습이 CCTV(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양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12일 중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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