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중국 항저우KFC에서 한 고객이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투페이'를 경험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투페이'를 경험하고 있다.
◇휴대폰 대신 얼굴로 결제…中 상용화 단계 돌입
3차원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무인 메뉴 주문 기기에서 1~2초가 걸리는 얼굴 인식 절차를 마친 뒤 알리페이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가 끝난다. 결제 한도를 정해 한번에 500위안, 하루 누계 1000위안을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알리바바의 경쟁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은 오프라인 매장 징둥즈자 4개 매장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시험적용 중이다.
중국의 전통은행인 자오상은행도 지난해 106개 도시에 설치한 1000여개의 ATM기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농업은행도 최근 저장성 등에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ATM을 설치했다. 중국 안면 인증 기술은 지급 결제나 금융시스템을 넘어 일상생활에도 파고 들고 있다. 선전, 상하이 등지에 등장한 안면인식 전광판은 무단횡단을 한 사람의 신상 정보를 대형 전광판에 보여준다. 베이징사범대학은 지난달 안면인식 출입 관리시스템을 모든 기숙사에 적용했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것은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이미 대중화돼 있어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결제로 중국 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와 위쳇페이 등이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적극적으로 새 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알리바바가 2011년 중국에서 시작한 QR코드 결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급속히 키워냈고, 공유경제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촉매 역할도 했다. 안면 결제의 확산이 중국 경제에 또다른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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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은 안면인식 기술의 상용화를 넘어 생체인증 기술 표준 경쟁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생체인증은 모바일 금융 거래에 있어 안정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높여줄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결제 리서치회사인 크론 컨설팅은 향후 3~5년간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50% 이상이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모바일 결제 로그인 및 계정검증 등을 수행할 거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세계 시장을 제패한 기술 표준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특정 기업군과 기업들이 ‘동맹군’을 늘려가며 경쟁하는 단계다. 먼저 등장한 것이 페이팔, 레노버, 시놉시스 등 6개 기업이 시작한 ‘FIDO(Fast Identity Online) 연맹’이다.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ARM, 퀄컴, 화웨이, 삼성, 알리바바, NTT,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회사가 FIDO에 가입해 현재까지는 가장 저변이 넓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FIDO를 사용했던 알리페이는 FIDO를 참고해 지난 2015년 자체적인 인증 시스템인 IFAA를 만들었다.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위챗페이도 SOTER라는 자체 인증방식을 도입했다. 후발주자들이지만 중국의 거대 모바일결제 시장을 배경으로 급격히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IFAA의 공개 수치에 따르면 2015년 6월 발기 이후 지금까지 100개 회원과 36개 브랜드, 200개 모델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포함해 10억대의 기기가 이 방식을 지원한다. SOTER도 30개를 넘는 기기 제조업체와 수억 개의 단말기를 지원군으로 확보했다.
중국 경제미디어인 21세기경제보도는 “국제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FIDO, 알리페이가 주도하고 있는 IFAA, 위챗페이의 SOTER가 3대 인증시스템을 형성했다”며 “최근 IFAA, SOTER가 잇따라 신분인증 소스 개방을 선포하면서 3대 인증시스템의 전면적인 대결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