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역사적 양적긴축 개시…궁금증 풀이(3)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10.0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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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긴축(공식 표현으로는 '대차대조표 정상화'입니다.)과 관련해 가장 궁금한 점은 민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일 것입니다. 즉, 금리와 달러가치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게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상식적으로는 향방이 분명합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거둬들인다는데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집니다. 채권의 공급은 같은데, 중앙은행의 수요가 줄어들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합니다. 채권의 수익률 즉, 시장 금리는 상승합니다.



과거 시행했던 양적완화 정책의 목표를 돌이켜 보아도 앞날은 자명합니다.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 정책은 시장의 채권 수익률을 인하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보통은 초단기금리를 낮추어 채권 수익률 하락을 유도하지만,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제로금리 상황에 봉착하자 직접 개입으로 나섰던 겁니다. 그걸 반대로 되돌리는 게 양적긴축 정책이니 시장 금리가 뛰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금융시장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위 그래프를 한 번 보시죠. 연준의 채권보유액은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계단식으로 증가했습니다. 1,2,3차 양적완화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양적완화가 시행되는 세 차례의 국면 모두에서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예외 없이 뛰어올랐습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와중에 국채 가격은 내려간 겁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래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금융시장의 전망이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부양정책에 힘입어 높아진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해석이죠.

양적완화가 종료되어 연준의 채권매입이 중단되었던 세 차례의 국면에서는 역설적인 금리하락세가 반복되었는데, 이 역시 같은 논리로 설명 가능할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부양중단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위축된 탓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연준이 양적긴축에 나선다면 시장금리는 역설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추론에 반하는 추세도 위 그래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준 보유채권 규모가 세 차례의 양적완화 국면을 거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동안,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하락해온 것이죠.

그 누구도 앞으로의 시장 금리 향방을 자신 있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행해보는 대규모의 통화량 축소 실험이니까요.

연준은 '금융시장에 미치는 긴축적인 효과가 거의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일종의 '목표'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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