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韓 국가경쟁력 26위"…4년째 '제자리'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7.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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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노동·금융이 국가경쟁력 상승 제약, 기업혁신도 약화 추세

WEF국가경쟁력 한국 순위/자료=기획재정부WEF국가경쟁력 한국 순위/자료=기획재정부


WEF(세계경제포럼)가 매긴 국가경쟁력에서 한국은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다. WEF는 노동·금융 등 만성적인 취약 부문이 국가경쟁력 상승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사정이 비슷한 신흥국과 비교해 우위를 점했던 혁신역량도 약화 추세라고 했다.

27일 WEF가 발표한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138개국 중 26위였다. 2004년 29위였던 한국은 2007년 11위까지 뛰었지만 2009년 19위. 2011년 24위, 2013년 25위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WEF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과 더불어 국가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평가는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통계 34개·설문 80개)이다. 한국 평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3~4월에 대·중소기업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진행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수는 100명이었다.

WEF는 지난 10년 동안 선진국 중 드물게 한국 국가경쟁력의 순위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총평했다. 아울러 12개 부문 간 불균형도 심하다고 평가했다. 3대 분야부터 보면 △기본요인(19→16위) △효율성 증진(26→26위) △기업 혁신·성숙도(22→23위) 등은 모두 소폭 변동했다.



기본요인에 포함된 4개 부문은 다른 분야보다 성적이 양호했다. 거시경제환경 부문은 전년보다 한 계단 오른 2위에 오르며 12개 부문 중 가장 선두였다. 물가, 국가저축률, 재정건전성, 국가신용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프라 부문 역시 8위로 전년에 이어 10위권 내에 머물렀다. 도로, 철도, 항공, 전력 등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효율성 증진 분야에선 노동·금융 부문이 부진했다.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80→74위)은 순위가 약간 올랐지만 12개 부문 중 한국이 가장 취약한 곳으로 꼽혔다. 노동시장 효율성 부문(77→73위) 순위는 금융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노동 부문에서 세부 항목을 보면 노-사 간 협력(130위), 정리해고비용(112위) 등이 최하위권이었다. 고용 및 해고관행(88위), 임금결정의 유연성(62위) 등은 순위가 올랐지만 여전히 낮았다. 금융 부문의 세부 항목인 대출 용이성(90위), 은행건전성(91위) 등도 마찬가지였다.


경제 혁신역량을 반영하는 기업혁신·성숙도 분야에선 기업혁신 부문(20→18위) 순위가 올랐지만 기업활동 성숙도 부문(23→26위)은 내려갔다. 특히 기업혁신 부문은 5년 전보다 두 계단 내려가는 등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하락세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는 각각 5계단, 12계단 상승해 28위, 29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순위는 스위스, 미국, 싱가포르가 1~3위에 올랐다. 중국이 한국의 바로 아래인 2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상위권 국가는 대체로 노동, 금융, 기업혁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위인 스위스는 노동과 기업혁신 부문이 각각 1위를 차지했고 금융 부문은 8위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안전망 확충을 전제로 노동시장 역동성을 강화하고 경제 공급능력 제고를 위한 혁신성장 전략도 마련하겠다”며 “다음달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국가경쟁력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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