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경제학상' 쉴러 교수 "美 증시 대공황 때처럼 고평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09.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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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처럼 증시 폭락할 가능성은 낮아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사진=CNBC 캡처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사진=CNBC 캡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가 미국 증시가 1929년 대공황을 촉발한 주식시장 붕괴 당시처럼 고평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1929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오히려 증시가 수 개월간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쉴러 교수는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출연해 "현재 미국 증시가 1929년처럼 고평가됐다"며 "1929년 증시는 고점에서 바닥으로 80% 폭락했는데 당시의 계절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현재보다 그리 크게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CAPE는 쉴러 교수가 고안한 주가수익비율(PER) 지표로 주식의 고평가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다.



그러나 쉴러 교수는 "그때와 지금 미국 증시는 다르다"며 "한 가지 결정적으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시장의 심리"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심리에 대해 "단순히 저금리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설명할 순 없으나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와도 일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이것 때문만도 아니고 더 깊은 어떤 것이 미국 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쉴러 교수는 "1929년과 다르게 사람들이 주식을 사려고 많은 빚을 내지 않는다는 차이점도 있다"며 "지금은 시장에 더 많은 규제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미국 증시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된 시장인만큼 무리하게 시장에 뛰어들진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 증시의 CAPE가 26개국 증시 중 가장 높다는 설명이다.

쉴러 교수는 "앞으로 수년은 아니겠지만 수 개월간은 뉴욕 증시가 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면서 "(지금 시장이) 건강한 상태는 아니고 , '비만'이 된 상황이지만 비만인 이들 중에서도 100세까지 사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부양책 등에 힘입어 수년간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다우지수, S&P500지수는 이날 또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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