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정부도 위험 경고?…걱정되는 중국 투자
백 장관은 “국내 기업들이 현재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고 (업계의 중국 투자·진출로 인해) 기술, 인력 유출 가능성에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며 국내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관련 내용이 기사화되자 “국내 투자를 활성화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인데 발언이 완전 됐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중국에서 철수하는 기업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의 ‘중국 시장 경고’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장 상황이 바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출해 있는 기업들이 손을 들고 있는 판에 새로 중국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경쟁력 우위 분야 투자하고, 中 의존도는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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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 활동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들은 사드 영향과 중국 기업들의 성장으로 인한 경쟁 환경 변화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사드의 영향이 없진 않지만 모든 것을 사드 때문으로 돌려선 안 된다는 얘기다. 또 경쟁력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는 분야에선 아직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베이징에서 10년 이상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A 대표는 “중국은 자신들에 필요한 건 수용하고 불필요한 건 배제하는 투자 정책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기술 유출은 기업들이 생존 차원에서 더 철저하게 조심해야 할 일로 중국 시장을 피할 이유는 못 된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전문가 B씨는 “중간재나 부품 등 아직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다”면서 “중국의 산업 변화에 따라 맞춰 투자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제전문가 C씨는 “관광 등 분명히 보복 조치도 있지만, 휴대폰, 자동차 등은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분야라면 아직 중국 시장에서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드 보복 조치를 계기로 중국의 비경제적인 위험 요인을 확인한 만큼 중국에 대해 의존도는 줄여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쟁이 격화되고 기업들에 대한 투자 유인이 줄어들고 있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중국 1선 도시보다 2, 3선 도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 대표는 “주요 성의 성도에 해당하는 2선 도시도 인구가 1000만 명 안팎에 달한다”면서 “1선 도시에서 입지가 좁아진 기업들도 바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2, 3선 도시에서 기회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전문가는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투자하되 경제 외적인 위험요소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중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양하고 ‘중국+알파(다른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