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골판지 원지 생산량은 252만7000톤, 출하량은 251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3.1% 늘었다. 그러나 주요 원자재인 폐골판지의 재고량은 꾸준히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폐골판지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9만8000톤으로, 5일치 재고량에 그쳤다.
실제 폐골판지 가격은 수도권 공장 도착 기준 지난 7월 kg당 220원으로 전년 동기(150원) 대비 47% 급등했다. 폐골판지 등 폐지 유통시장은 계절적 요인, 제지공장 가동률, 내수경기, 폐지 수출량 등에 따라 물량과 가격이 수시로 급변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제지연합회가 관세청 통관 기준으로 집계한 전체 폐지수출량은 올 1월부터 7월까지 37만781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이 중 폐골판지는 17만2109톤으로 같은 기간 중 62% 급증했다.
폐지 수출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2016년 7월 톤당 132달러, 12월 149달러로 꾸준히 오른 수출 가격은 올 3월 178달러(20만4000원)로 껑충 뛰어오른 뒤 7월 199달러(22만8000원)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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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세계적인 현상으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지전문 연구기관 RISI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포장재 산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폐지 수요 및 가격이 상승추세다. 8월 기준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골판지 원지 평균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0%정도 상승했다. 현지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추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역시 경기 회복과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포장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지 공장 가동률이 증가해 폐지 가격이 오름세다. 미국산 폐지의 7월 가격은 전년 동기(195달러) 대비 52% 상승한 296달러를 기록했다.
골판지 원지 업계 한 관계자는 "폐지 가격 강세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하반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원지업체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포장재 수요 호조세가 지속돼 수출 가격이 내수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면 수출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향후 국내 골판지 원지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