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과장 "노태강, 인사 대상 아니었지만 퇴직 요청"

뉴스1 제공 2017.09.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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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지시 있었다 생각…박 전 대통령으로 이해"
모철민 전 수석, 출석했지만 증인신문 기일 연기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2017.9.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2017.9.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 뒤 끝내 퇴직당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퇴직해달라는 말을 직접 전달한 문체부 과장이 당시 노 차관은 인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는 강모 전 문체부 운영지원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 차관은 문체부 체육국장이던 2013년 최씨의 측근이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의 의혹을 조사하다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3월 노 차관이 여전히 재직 중인 사실을 알고 김상률 당시 교육문화수석에게 '그 사람이 아직도 공무원으로 있었느냐'며 사표를 받으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시는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을 거쳐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강 과장에게 전달됐다.



지난 12일 노 차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강 과장이 내게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달라'고 했다"며 "누구 지시인지 솔직히 이야기해보라고 하자 '장관의 윗선'이라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강 전 과장은 '당시 노 차관이 인사 이동 대상자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포함되지 않았고 전보 대상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 전 과장은 노 차관에게 퇴직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김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수석은 보고를 받고 '수고했다'고 했다"며 "윗선에서 어떤 지시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전 과장은 '장관보다 윗선이란 대통령으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했다"며 "김 전 장관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해볼 여지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노 차관이 쫓겨났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정무직은 임기가 없어 그만두라고 하면 내일이라도 그만두는 자리"라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이날 오전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신문일정이 연기됐다.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추가 증거로 제출한 모 전 수석의 진술조서를 증인신문 범위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준비한 신문 사항에 해당 조서의 내용이 포함돼 박 전 대통령 측이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모 전 수석의 증인 신문기일을 다음으로 연기하자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기일을 다시 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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