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박용진 의원, '현대차 조지기'는 면책특권?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7.09.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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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리콜 韓·美소비자 차별 주장 "사실과 달라"..업체 항변에도 같은 주장 되풀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보인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에 사전 배포한 질의서를 통해 지난 4월 현대·기아자동차가 세타2엔진 리콜을 하면서 미국에서만 가이드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국내 소비자와 미국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도 바로 잡지 않아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이 근거로 내세운 가이드 매뉴얼은 현대·기아차와 국토부 등에 확인해본 결과 세타2엔진 리콜과 관련해 정비사들에게 제공한 정비 매뉴얼로 미국과 한국 양국의 메뉴얼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미국 딜러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선 현대·기아차의 정비 브랜드인 블루핸즈와 오토큐에 제공해 고객들에게 동일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해당 매뉴얼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한국 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 제출됐으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홈페이지에도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이 또 "미국은 리콜할 때마다 가이드 매뉴얼을 제작하고 국내는 전무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현대·기아차는 "체계적인 리콜을 위해 리콜 사안마다 정비 매뉴얼을 작성해 각국 정비 부분들에 전달하고 있다"고 반박 의견을 냈다.



실제로 일부 언론 매체 등에서 박 의원의 주장이 맞지 않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같은 엔진 리콜에 대해 국토교통부엔 한 장 짜리 메뉴얼을 보냈으나 미국엔 10장이 넘는 메뉴얼을 제공했다"며 "미국은 고객님이고 한국은 '호갱님'이라는 자조적 소리가 나온다"는 주장을 그대로 했다.

박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국 세타2엔진 리콜 매뉴얼' 자료와 '국토부가 확보하고 있는 국내 세타2엔진 리콜 매뉴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는 미국에서 2015년 47만대, 2017년 130만대 세타2엔진 리콜 계획을 발표했고 상세 매뉴얼을 배포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된 뒤 5시간이나 지난 뒤 진행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지 않고 엉터리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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