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부결'에 文대통령 굳은표정…靑 "실망과 분노"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09.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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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野 책임론 쏟아내면서도 협치 실마리 찾기 의지 밝혀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2일 청와대 대브리핑룸에 문재인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국방부 장관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08.02.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2일 청와대 대브리핑룸에 문재인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국방부 장관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08.02.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와대는 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서 부결된 것에 대해 "상상도 못했다", "무책임의 극치", "가장 나쁜 선례", "실망과 분노"라는 날선 메시지를 쏟아내며 야당 책임론을 강경하게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굳은 표정을 지으며 실망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1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부결 직후 브리핑을 갖고 "상상도 못했다"며 "다른 안건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연계하려는 정략적 시도는 계속됐지만, 그럼에도 야당이 부결까지 시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논평했다.



이어 "김 후보자에게는 부결에 이를 만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무책임의 극치,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다. 특히 헌정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로써 헌법재판소장 공백사태가 계속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께서 가장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철저하게 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도 '누구를 사퇴시켜야 해줄 수 있다' 이런 말들이 많이 나왔다"며 "다수당이 어떠한 정당성도 가지지 않고, 111일째 끌어오던 표결을 이제 하면서, 그것도 부결로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후임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정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굳은 표정을 지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회의를 주재했던 문 대통령이지만 뜻밖의 비보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위험한 신호들이 전혀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회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겠냐는 기대가 있었다"며 "오늘 만큼은 마포대교를 넘지 않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서 국회로 가려면 마포대교를 넘어야 하지만 이날은 냉각기를 갖겠다는 뜻이다.

이번주 내에 야당과 영수회담,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며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청와대의 전략에도 금이 가게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야 지도부 대화를 추진할 것이지만 완급을 조절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문 대통령의 방미 이전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금 뭐라고 할 수 없다"고 답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협치 여부에 대해 "늘 야당과 협력하고 협치를 구현한다는 자세에 변함이 없다. 조정은 있을지언정 협치 기조에는 흔들림이 없다"면서도 "야당이 협치에 대해 명분만 얘기하며 실질적 협치가 안 되면 헛바퀴가 돌 수밖에 없다. 헌정사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때에 진정한 협치의 모습과 틀을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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