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반려견 훔쳐 개소주 만든 50대 덜미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7.09.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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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모씨 반려견 '오선이'(7)  /사진=뉴스1최모씨 반려견 '오선이'(7) /사진=뉴스1


목줄이 풀어져 집 밖으로 나온 이웃집 반려견을 강제로 끌고 가 탕제원에 팔아넘겨 결국 숨지게 한 남성이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점유이탈물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김모씨(54·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40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한 마트 앞 도로에서 집을 나와 돌아다니고 있던 검은색 레브라도 레트리버를 발견하고 강제로 자신의 트럭에 실은 뒤 탕제원에 데려가 끝내 숨지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레트리버를 끌고 가 개소주를 만든 뒤 몸보신을 위해 마시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김모씨(54)가 도로에서 발견한 레브라도 리트리버를 차에 싣고 가려는 장면./사진=부산지방경찰청.뉴스1피의자 김모씨(54)가 도로에서 발견한 레브라도 리트리버를 차에 싣고 가려는 장면./사진=부산지방경찰청.뉴스1
김씨에게 끌려 간 레트리버는 지난 2일 최모씨가 잃어버린 반려견 오선이(7)였다. 반려견을 잃어버린 뒤 애타게 찾던 최 씨와 가족들은 이날 한 남자가 개를 끌고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최 씨는 현장을 촬영한 CCTV를 확인해 범행 장면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영상에 나오는 차적을 추적해 김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김 씨는 경찰에 "지인 농장에 멧돼지가 출몰해 데려다 놓으려 했는데 부산 북구청 근처에서 개가 도망을 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탕제원에 "개소주는 안 먹겠다"며 숨진 반려견 사체 처리까지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일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개를 구포가축시장 내 탕제원에 넘긴 사실을 시인했다. 최씨에 따르면 김 씨는 개를 끌고 간 당일 탕제원에 넘겼고, 오선이는 그곳에서 4일까지 살아있었다. 그날은 김 씨가 경찰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은 날이다.
애완견을 며칠동안 애타게 찾다 결국 비보를 전해들은 반려견 가족이 개를 찾기 위해 SNS에 남긴 글과 사진 /사진=최 씨 SNS 캡처애완견을 며칠동안 애타게 찾다 결국 비보를 전해들은 반려견 가족이 개를 찾기 위해 SNS에 남긴 글과 사진 /사진=최 씨 SNS 캡처
최씨는 SNS를 통해 "범인이 처음 경찰 조사를 받았을 때 솔직히 사실을 말했다면 오선이는 살 수 있었는데 진짜 심장이 찢겨나가는 느낌"이라며 "7년간 가족처럼 지내온 개를 훔치고 죽게 한 범인은 반드시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다음 주 초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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