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공포에 생리컵·면생리대 주목…완벽한 대안은 '글쎄'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2017.09.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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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온 생리대③]"생리컵·면생리대는 대안일 뿐"…근본 해결은 안전 확보

편집자주 '생리'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인구의 반이 평생 35년, 1년 중 65일 동안 겪지만 언급은 금기시됐던 여성의 고통이 '생리대 파동'을 타고 터져나왔다. 유해물질 검출 논란은 생리대가 지닌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비싼 생리대 가격, 생리에 대한 인식, 생리대 변천사 등 생리의 모든 것을 짚어봤다.

생리대 공포에 생리컵·면생리대 주목…완벽한 대안은 '글쎄'


생리대 유해성 논란 속에 대안으로 생리컵과 면생리대가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제품의 단점도 드러나고 있어 여성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이 진행한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시험' 대상이었던 일회용 생리대 제품명을 전면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여성들은 당장 "뭘 써야하냐"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알려진 생리대 뿐 아니라 제품 전반으로 불신이 번지고 있다.

◇위생·편의성·가격…생리컵·면생리대 대안으로 각광
레나 생리컵(왼쪽)과 슈퍼제니 생리컵 /사진=몰테일레나 생리컵(왼쪽)과 슈퍼제니 생리컵 /사진=몰테일
생리대 대안으로 생리컵이 주목받고 있다. 생리컵은 2015년쯤부터 여성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여성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내 시판을 주장하며 올해 초 대중에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커진 이후엔 관심이 더욱 커졌다.



대다수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돼 최근 문제가 된 환경호르몬이나 화학물질 논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재질 특성상 균이 번식하기 힘들기 때문에 위생적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편의성도 주목 받는다. 생리컵을 사용하는 대학생 박지연씨(24·가명)는 "생리컵은 삽입형이기 때문에 착용감이 훨씬 좋다. 가끔은 차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생리컵의 경제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생리대의 평균 가격은 361원으로 한달 평균 35개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월 1만2635원이 든다. 반면 생리컵의 가격은 개당 1만원에서 4만원 정도이고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생리대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면생리대. 가수 이효리도 면생리대 사용자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사진=이효리 블로그생리대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면생리대. 가수 이효리도 면생리대 사용자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사진=이효리 블로그
생리컵과 함께 면생리대도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순면으로 제작돼 화학물질로부터 자유로워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한 8월13일부터 26일까지 2주동안 면 생리대의 판매량은 1807%나 급증했다. 유명 면생리대 제품 '한나패드'는 쇼핑몰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생리컵·면생리대는 피난처일 뿐"…'안전한 생리대'가 해결책


하지만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단점도 부각되고 있다. 생리컵은 삽입형이라는 특성상 초기 사용시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다. 신체구조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매할 경우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체에 삽입되는 생리컵은 위생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해야한다. 생리컵을 빼낸 뒤 제대로 세척하지 않을 경우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시판이 되지 않아 해외 직구를 할 경우,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우려도 있다. 면 생리대는 주기적으로 삶아 소독해야한다.

화학물질오부터 자유롭다고 알려진 면 생리대에선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검출된 경우도 있다. 지난 4일 식약처가 여성환경연대에서 제출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트리플라이프의 '그나랜 시크릿 면생리대'에서 1만1606TEQ-ng(톨루엔등가-나노그램)의 TVOC가 검출됐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여성환경연대 주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태 관련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여성환경연대 주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태 관련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여성들은 근본적 해결책으로 당국의 철저한 생리대 위생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인 이민영씨(27)는 "전국민의 절반이 일생의 40년은 사용하는 제품인데 아직도 마땅한 대책이 안나왔다는 게 말이 되냐"며 "생리컵, 면 생리대는 일종의 피난처다. 궁극적으로 시판되는 생리대의 안전을 책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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