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았지만…'약효' 다른 8·2 대책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7.08.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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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은평등 일부 매매가 상승폭 다시 확대…"급락 따른 반작용, 흐름지켜봐야 의견도"

강남 은마아파트. /사진=김지훈 기자강남 은마아파트. /사진=김지훈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뚜렷이 둔화됐다.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매수심리도 2주째 급락했다. 반면 강북구와 은평구, 금천구 등 일부 지역은 최근 한 주간 집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전방위 규제에 움찔한 서울 주택시장이 지역별로 온도 차를 보이기 시작한 것인지 주목된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이하 주간 상승률)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8·2대책 여파로 전주 대비 0.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1일 기준 상승률이 0.37%에 육박하다 대책 발표 직후 0.08%로 꺾인 후 다시 0.03%포인트 내린 것이다.
 
같은 기간(7월31일→8월14일) 강북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0.36%에서 0.05%로 급전직하했다. 강남 역시 0.39%에서 0.04%로 기세가 꺾였다.
 
주택매수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매수우위지수’도 대책 직후 2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 우위’ 비중이 높다. 지난 14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81.2로 대책 이전 148.7에서 전주 95.7로 하락한 뒤 재차 내렸다. 특히 강남의 경우 매수우위지수가 지난달 31일 기준 150.0에서 14일 77.9로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집값이 본격 급등하기 시작한 올 5월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간 강북도 147.5에서 83.9로 매수심리가 움츠러든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그러나 최근 한 주간 일부 자치구에선 매매가 상승폭이 다시 넓혀지면서 지역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일제히 보합 내지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강북에선 강북구가 지난달 31일 0.11% 오른 후 이달 7일엔 0.18%로 상승폭을 오히려 확대했다. 14일에는 상승폭이 0.15%로 다소 줄었지만 대책 발표 이전보다는 여전히 큰 수준이다. 은평구도 지난달 31일 0.04%에 그친 상승폭이 14일 기준 0.06%로 오히려 확대됐다. 마포구 역시 31일 0.57%에 육박하던 상승률이 대책 이후 0.15%로 크게 꺾였지만 14일엔 0.16%로 상승세를 소폭 회복했다.
 
강남에선 관악구와 금천구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관악구의 경우 지난달 31일 0.67%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하다 대책의 타격으로 0.01%로 한 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최근 1주간 0.09%로 상승폭을 일부 확대했다. 같은 기간 금천구는 0.30%에서 0.07%, 0.10%로 일시 조정 후 오름세를 회복했다.
 
강북구의 경우 인근 지역 재건축 이주수요와 저가매물을 찾는 신혼부부의 실수요 등으로 매매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평구는 대책 발표 이전 집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규제 영향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보인다.
 
관악구와 금천구는 강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최근 한 주간 상승폭이 확대된 곳이다.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 등 직장인 배후수요층이 두껍다. 관악구의 경우 대책 직전 강남지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던(7월31일 기준 0.67%) 곳인 만큼 일시 급락에 따른 반작용으로 보이며 흐름을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시장에선 대책 이후 급격한 매수심리 위축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매매가 하락세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수요가 뒷받침되고 신규분양이나 개발호재가 살아 있는 지역에선 매매가 상승세를 조금씩 회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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