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2017.8.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를 22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양국은 그동안 공동위 개최 장소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2일 산업부에 보낸 서한에서 ‘특별 공동위를 열어 FTA 개정·수정 가능성 등을 검토하자’고 요청했다. 개최 시기와 장소로는 ‘30일 이내, 워싱턴D.C.’를 제안했다.
개최 시기와 장소와 관련된 양측의 이견은 협상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미간 물리·심리적 거리 등을 고려할 때 협상 장소를 유리하게 결정해야 초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셈법이 반영됐다.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협정 규정대로 서울 개최를 얻어냈다는 ‘명분’을, 미국 측은 대표가 방한하지 않으면서 NAFTA 개정 협상과 공동위를 병행할 수 있는 ‘실리’를 나눠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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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위 개최를 계기로 한·미 FTA 개정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국간 날선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은 자동차, 철강,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를 공격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자동차와 철강 무역장벽을 꼽기도 했다.
반면 우리 측은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한 분석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공동위에서도 ‘한·미 FTA 발효 이래 5년간 양국간 교역, 투자, 고용 등에 있어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입장을 강조하며 발효 효과에 대한 조사, 연구, 평가 등을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으로 진행하자고 요구할 계획이다.
김현종 본부장도 양보 없는 협상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세계 52개 국가와 FTA를 체결한 우등생이 되고 통상 전력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골키퍼 정신을 버리고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은 2009년 388억 달러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716억달러를 보였다. 2009년 대비 1.84배 증가했다.
하지만 자동차, 일반기계 등 FTA 발효 이후 우리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업종은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도 수입을 늘린 것으로, 우리 수출 증가 역시 경기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은 FTA 발효 이전 5년 평균과 이후 5년 평균을 비교했을 때 92억달러 증가했다. 제조업 전체 증가분인 179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자동차 수입 또한 791억달러 증가했는데, 이때 한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4%에서 7.2%로 1.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FTA 발효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해 한국과의 교역이 일자리를 감소시키기보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도움을 줬다는 예를 들어 통상압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