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후 '조합 미설립 재건축' 몸값 쑥쑥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7.08.1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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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후 압구정 현대8차·대치 은마 등 1억원↑…장기 관점 매수세도 영향

8·2 대책 후 '조합 미설립 재건축' 몸값 쑥쑥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지역에서 일부 조합 미설립 ‘재건축 초기 아파트’들의 시세가 억단위로 뛰었다. 8·2대책으로 조합설립인가가 난 재건축단지의 거래가 막힌 데 따른 상대적 수혜로 풀이된다. 사업진행에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재건축 초기 단지’라 장기적인 정책변화 가능성까지 내다본 일부 수요가 가담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114는 지난 4일 기준 주간 집계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소재 재건축아파트 중 시세(호가 기반·실거래시 가격 반영) 상승폭이 가장 큰 5곳 중 4곳이 조합 설립 이전 단지들이라고 9일 밝혔다.
 
상승폭이 가장 큰 5개 아파트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163.67㎡·이하 전용면적)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84.46㎡) △강남구 대치동 은마(76.78㎡)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2차(126㎡)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3차(150.44㎡)로 신반포한신3차를 제외하면 모두 조합이 설립되지 않았다. 현대8차, 한보미도맨션1·2차 등은 조합 설립 전 단계인 추진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
 
현대8차의 시세는 1주 동안 1억원 오른 26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보미도맨션1차도 1억원 뛴 15억5000만원이 됐다. 은마는 8500만원 상승한 13억25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보미도맨션2차와 신반포 한신 3차는 각각 7500만원 뛴 18억2500만원, 26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일 현대8차의 경우 지난주 집계된 시세보다 1억2500만원 오른 27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현대8차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앞으로 재건축을 바라보려면 10년 이상 걸리니 이번 대책을 크게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급매물도 나오지 않는다”며 “1억~2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온다는 일부 재건축 선두권 단지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재건축절차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설립→조합 설립→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착공·분양→입주·청산 9단계로 진행된다.
 
현대8차는 주변 한양3·4·6차와 함께 압구정아파트지구에서 통합재건축(특별계획 4구역)을 추진한다. 특별계획 4구역은 주민동의율 50%를 넘어서면서 법정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은마는 도정법 시행(2003년) 전 추진위를 구성했지만 정비구역 지정이 돼 있지 않아 심의를 신청했다. 한보미도맨션은 1·2차 모두 2014년 주민 요청으로 안전진단을 거쳐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8·2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과 세종,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이 인가된 단지는 지난 3일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다. 매수자가 조합의 재건축 예정 주택(종전 주택)을 사들여도 조합원 지위는 받지 못하고 해당 주택도 현금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재건축 초기 단지’의 경우 장기투자 관점을 지닌 매수 희망자도 여전히 존재한다. 권 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정책이 5년 또는 10년 단위로 계속 변화하는데 현재 부동산정책도 장기 관점에서 또다시 변화를 맞을 수 있다”며 “‘재건축 초기 단지’들이 높은 상승폭을 보인 것은 정책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 희망자들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는 “재건축시장에서 상승 피로가 누적되지 않은(재건축 초기) 단지 중심으로 시세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8·2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보다 명확히 파악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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