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노동력이 부족하다고? 경제회복 걱정마!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2017.08.0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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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인력부족 전환점으로 삼아 '정규직채용·임금·생산성↑ 노동시간만↓'

젊은노동력이 부족하다고? 경제회복 걱정마!


일손이 부족해도 경제 활성화 문제 없다!

일본의 일손 부족 현상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져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일본의 경기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구 감소로 인력은 부족하지만, 임금을 인상해 소비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기업들이 이러한 일손 부족을 전환점 삼아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임금 인상으로 연결하면서 경기가 긴 호흡으로 회복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 경제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올 1월~6월 실질 수출은 이전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지난 5월 기업의 설비 투자도 올해 첫 3개월 평균보다 6.1% 늘었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한편 자국 내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여전히 내수가 부진하고, 일손 부족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일본의 20세부터 64세 사이 인구는 지난 5년 전보다 474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노동인구가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일본 기업은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시기에 비교적 싼 임금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을 늘려왔다.

◇ 日기업, 정규직·임금↑ 경제 ‘선순환’ 기대…고령화로 임금 수준은 아직 ‘회복 중’

그러나 지난 6월 정규직의 유효 구인 비율이 2004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업들이 정규직 고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일본의 의류 업체인 매시 홀딩스는 올해 25세 미만의 판매원 비율을 전 직원의 10%에서 25%로 올렸다. 이 회사는 “25세까지의 경험은 미래 직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질 높은 인재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이 받는 보상 총액에 해당하는 명목 고용주 소득도 지난 5년간 6% 늘었다. 2016 년의 취업자 수도 평균 6465만 명으로 지난 2012년에 비해 185만 명 증가했다. 임금의 총액은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들어가기 전인 1997년 말보다 7% 적었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넘어섰다.

정규직 고용이 늘어남에 따라 임금이 오르고 소비가 증가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은 다시 임금을 늘리는 ‘선순환’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는 이유다.

물론,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젊은 고용 자체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는다는 근원 문제가 있다. 젊은이들의 임금 인상은 소비를 촉진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만, 고령의 노동자는 임금이 올라도 소비는 적게 하기 때문에 경제의 선순환에 미치는 효과 측면에서는 젊은 노동자 증가보다 약하다.

매체가 인용한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비해 185만 명의 취업자가 늘었는데, 이 중 174만 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는 23세부터 44세의 노동자는 오히려 94만 명 줄었다. 일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임금이 적은 계층이 많아 전체의 임금 수준이 여전히 회복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젊은 인력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업체인 도쿄 일렉트론이 지난 7월 1일 직원의 역할과 책임에 따른 급여를 주는 제도를 도입한 게 한 예다. 이 같은 제도 변경으로 7000여 명의 신입사원과 중견 사원의 급여는 20억엔 올랐다.

◇ 인력난 영업시간 단축 등 생산성 높이는데 ‘주력’…영업시간↓ 매출은↑

더불어 일본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영업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의류업체가 몰려있는 한 빌딩은 인력난을 고려해 지난 4월부터 전 점포의 80%에 해당하는 12개의 가게에서 폐점 시간을 30분 앞당겼다. 영업시간의 단축은 수입 감소의 위험이 있었지만 실제로 폐점 시간을 앞당긴 후 4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은 2% 증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4시간 영업을 중단한 패밀리 레스토랑 ‘로얄 호스트’도 4월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를 넘어섰다. 바쁜 점심에 점원을 늘리고 단가가 높은 건강식 메뉴를 도입하자 노인과 가족 방문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심각한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그대로 둔 채, 생산성을 최대한 늘리는 데 집중하면서 기업과 노동자 모두 이득을 보고 있다.

미야자치 히로시 미츠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 애널리스트는 “과도한 서비스를 줄이니 오히려 직원의 시간당 임금의 증가율은 2%대 후반에서 3%대까지 올릴 가능성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러한 노력을 다한 끝에 임금 인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일본 경기 회복의 장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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