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설로비 장부' 집중 수사…다음은 어디?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7.07.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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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포스코건설·금호산업 이어 다른 대기업도 연루…수사기간 길어질듯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대형건설사 등의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들에 대한 '로비 장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기존 CJ대한통운 (122,600원 ▼1,600 -1.29%)·포스코건설·금호산업 (4,240원 ▲70 +1.68%)에 이어 다른 대기업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집중 수사로 고질적인 건설산업의 검은 거래가 파헤쳐질지 관심을 모은다.

(☞본지 7월19일자 보도 [단독]검찰, 포스코건설·금호건설 연이어 압수수색 참고)



2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동주)는 배임수재 혐의로 CJ대한통운 임직원 1명과 포스코건설 1명을 구속하고 금호산업 임직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최근 CJ대한통운 본사,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금호산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재건축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중견 설계업체 A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장부를 확보했다. 검찰은 장부에 적힌 나머지 대기업 등의 관계자들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다.

수사 대상자들은 중견 설계업체 A사에 설계·감리·CM(건설사업관리) 등의 일감이 돌아가도록 힘쓰는 대가로 각각 수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회사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A사가 최근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일감을 다수 수주했기 때문에 해당 재건축 조합 임원들과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검찰은 건설업계에서 일감 수주와 관련해 뒷돈을 주고받는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보고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혐의가 확인되면 수사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다음 달 예정된 검찰 인사와 무관하게 끝까지 비리 관련자들을 추적해 처벌한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은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잠실진주)에 대한 경찰 수사에서 비롯됐다. 경찰은 "A사의 이모 부사장이 잠실진주의 설계 일감을 따기 위해 조합 임원과 가까운 홍보대행업자 이모씨에게 돈을 줬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에 착수해 김모 잠실진주 조합 이사가 상위 로비 대상이라는 점을 밝히고 A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장부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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