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靑 "캐비닛 문건 발견한 우리도 어이없고 난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07.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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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남은 국가안보실 문건 양이 만만치 않아…주말까지 분류 안 될 듯"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청와대. 2016.10.2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청와대. 2016.10.26. [email protected]


청와대는 20일 국정상황실 자리에서 발견된 문건 504건을 분류했다고 밝혔다.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된 내용이다. 청와대는 지난 17~18일 경내 전수조사를 통해 문건들을 확보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3일 민정수석실, 14일 정무수석실, 17일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에서 문건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민정수석실 300건과 정무수석실 254건에 이어 국정상황실 발견 문건의 주요 내용까지 공개한 것이다. 아직 정무수석실 1100여건 및 다량의 국가안보실 문건이 남아있다.



문건에는 보수논객·보수단체 지원, 카카오톡 '좌편향' 압력, 박원순 시장이 있는 서울시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의 정황이 남아 있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에 정부가 개입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정황은 이번에도 포착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왜 이런 문건이 나오고 있는지 우리도 난감하고 어이없다. 발견했다는 사실을 말하는데도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며 "현재 청와대 직원들도 의아하고 어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청와대 관계자와 일문일답.

- 국정상황실 문건은 504건인가.

▷대통령기록관에서 직원이 와서 분류를 했다. 오늘 국정상황실 문건 발표를 한 것이니, 국정상황실 것은 이 정도일 것이라고 보면 된다.


- 국정상황실 문건도 주로 캐비닛에서 발견됐나.
▷그렇다. 그 다음에 책상 서랍 너머라든가 눈에 잘 보이지 않던 곳에서 발견됐다. 그런 곳에서 정밀하게 조사해보니 몇 건 더 발견됐다.

-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1000여건은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분석과 분류를 하고 있다. 국가안보실 발견 문건과 같이 분석 중이다.

- 정무수석실과 국가안보실 발견 분은 언제 발표하나.

▷전수조사한 것들을 취합해 분류 작업을 하는 중이다. 그런데 국가안보실에서 나온 문건의 양이 지금까지 통상 발견돼 온 것보다 많다. 양이 만만치 않다. 대통령기록관에서 직원이 와서 분류하고 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 주말쯤까지도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 노무현·이명박 정권 시절 문건도 있는지.
▷대부분, 거의 다 박근혜 정부 때 문건이다. 나머지 정부는 한 두건 껴 있는 정도다.

- 청와대 경내 전수조사는 대통령 사용 공간도 포함됐나.
▷대통령 사용 공간이라면 본관 집무실 등인데, 당연히 다 했다 봐야할 것이다.

- 문건 작성 시기가 홍남기 현 국무조정실장의 청와대 기획비서관 임기와 겹치는데 직접 확인할 것인가.
▷문건과 관련해 확인할 것은 없다. 이런 기간들과 기록을 보니, 근무시간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는 통보했다.

- 홍남기 실장을 조사해야 하는것 아닌가.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

- 삼성관련 문건은 언제 작성된 것인가.
▷각 문건의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지 않았다. 그 시기를 특정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문서의 형태와 종류가 워낙 섞여있다. 날짜가 적혀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지원한다고 한 신생청년단체는 어디인가.
▷구체적으로 말은 못한다.

- 카카오톡을 좌편향이라고 한 것은 누구의 지시인지.
▷발표된 것 외에는 말할 수 없다.

- 일부 키워드 등 공개 가능하다고 판단했나.
▷그렇다. 이관된 게 아니라서 지정기록물이 아니다. 일반기록물로 판단했다. 이렇게 공개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법리 검토를 마쳤다. 법 논쟁은 옳지 않다.

- 이관이 안 된 지정기록물일 수 있는데, 전 정부 관계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했다. 제목을 일부 공개하고, 개요를 일부 읽는 이 정도는 전혀 여러가지에 저촉되지 않는다.

- 관공서의 캐비닛에는 캐비닛 앞에 누가 쓴 것인지 써있지 않는가.
▷그게 문건 작성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캐비닛 임자가 누구인지 까지는 말할 수 없다. 캐비닛에 '무슨 수석실' 이렇게는 써 있었다. 그런데 그게 뒤섞여서 홍보수석실 캐비닛이 정무수석실에 가있고 이런 식으로 혼재돼 있다.

- 문건 공개 자체가 늦어졌다는 오해가 있다.
▷민정수석실의 경우 민정비서관과 사정비서관 두부분으로 나뉘어졌다. 정권 초기에 인사를 다 못해 채우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민정비서관 쪽만으로도 업무가 가능해서 사정비서관 쪽 캐비닛을 전혀 열어보지 않았다. 인력을 충원하며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잘 들리지 않는 캐비닛을 열어보니 문건이 꽉 차 있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자리가 비어있는 곳도, 전 정부부터 근무한 사람들이 있는 곳도 혼재돼 있다. 그 상황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보안점검 하듯 점검을 하지 않는다. 사용하지 않은 책상 등에서 문건이 대량 나온 것이다.

- 전정부 파견 공무원에게 왜 문건을 남겼나 물어볼 수 있지 않나.
▷청와대에서 할 일은 아니다. 특검에서 자기들 수사 공소유지 자료로 참고할 것은 하는 것이다. 문건을 발견하는 저희도 난처하다. 왜 이런 문건이 있는지 난감하고 어이없다. 발견한 사실을 말을 하는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 현재 청와대 직원들도 의아하고 어이없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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