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올 2분기에 990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2008년 9월 지주사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올 2분기에 89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신한금융에 앞서 2015년 1분기 이후 9분기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금융과 KB금융 모두 NIM 개선 효과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올 2분기 말 NIM이 신한금융의 NIM은 2.02%, KB금융은 2.0%로 지난해말 각각 1.985, 1.89% 대비 상승했다. NIM을 제외하면 신한금융은 리스크 관리, KB금융은 비은행 자회사의 지분 확대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주요 자회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은 KB국민은행이 앞섰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2092억원으로 2012년 상반기(1조42억원) 이후 5년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조1043억원으로 호실적을 올렸지만 국민은행의 성장세는 따라잡지 못했다.
증권사 역시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 KB증권(1297억원)이 신한금융투자(938억원)를 앞섰다. 카드사는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6312억원)가 국민카드(1535억원)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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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과 KB금융의 향후 리딩뱅크 경쟁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할 전망이다. 영업 경쟁은 물론 양측의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재무적 변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KB손보와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수백억원대의 이익이 더해진다.
또 두 금융그룹이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9 도입을 앞두고 보유 중인 증권 매각을 시도할 경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내년에 IFRS9이 시행되면 보유 지분을 매각해 차익이 발생해도 당기순이익으로 인식할 수 없어 올해 지분 매각이 집중될 수 있다.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보유한 비자카드 주식과 KB금융이 가진 포스코와 SK 지분이 매각돼 차익이 어떻게 실적에 반영될지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올 2분기에 46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상반기에 1조9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상반기 순익 1조원 클럽’에 합류했다.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1조원을 달성한 시점은 2015년 12월 말, 지난해 9월 말에서 올해는 6월 말로 3개월이 더 당겨졌다. 우리은행 역시 올 2분기 말 NIM이 1.45%로 지난해 말 대비 0.08%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해외부문에서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1000억의 순이익을 올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그간 중점 추진했던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주가 안정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 매각 전망에도 힘을 싣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초과이익과 시장의 잠재 수요를 고려하면 1만8000원을 웃도는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잔여지분 매각에 적합한 조건”이라며 “신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에 대해 ‘빨리 결론을 내겠다’고 언급한 만큼 금융당국이 조만간 매각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