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훈풍…나도 주식 '직구' 해볼까?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7.07.22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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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투자시엔 바텀업 접근 필수, 비과세해외펀드·ETF 활용도 방법

최헌정 디자이너최헌정 디자이너


글로벌 증시 훈풍에 국내 상장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해외 주식 투자는 고액 자산가나 가능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해외 주식 거래가 편리해진 데다 무엇보다 해외 주식에서의 높은 수익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각국에 상장된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 혹은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커지는 해외 주식 직접 투자… "투자 전엔 돌다리도 두드려야" = 삼성증권이 지난 14일 올 상반기 자사 고객의 해외주식 거래 상위 5개 지역·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평균 주가 상승률이 2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39.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은 그동안 정체된 경제 흐름을 보였는데 상위 10개 종목은 4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어 일본 32.2%, 미국 28.0%, 베트남 20.7%, 대만 20.6% 순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



수익률이 쭉쭉 오르다 보니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1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해외 주식잔액은 83억7684만 달러(약 9조4063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58억5273만 달러(6조5737억원)와 비교하면 30% 이상 늘었다.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10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해외주식 투자가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주식의 경우 국내 상장된 기업에 비해 얻을 수 있는 투자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꼼꼼한 분석 없이 익숙한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발생하는데 이는 실패하는 투자의 지름길이다.


김미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알려진 해외기업들이 유명한 업체다 보니 언론이나 정보에 많이 노출되는 것 뿐이지 실제로 현지에 가 보면 실적이 저조한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완다그룹의 경우 중국 1위 영화관을 운영하는 기업이라고만 알려졌지만 자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던 것처럼 한국 투자자들은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 주식은 현지에 있는 투자자 만큼 빠른 접근이나 대응이 어려운만큼 유명 기업이나 테마를 쫓기보다는 가치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종목별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실적이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확인하면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식은 차익 중 22% 가량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는 점과 환율 변동에 대한 부담감을 가져가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직접 투자 어렵다면 해외주식형 펀드·해외 ETF로 = 개인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해외주식 투자가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가 운용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나 해외 ETF를 통해서도 글로벌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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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15%(17일 기준)다. 특히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의 성과가 좋았는데 개별 펀드로는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의 경우 40.14%에 달한다.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도 34.51%를 기록하는 등 직접 투자 못지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ETF 중에선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가 44.8%의 수익률을 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전용 계좌는 40만4119개로 1월과 비교해 50% 늘었다. 판매잔액은 1조6881억원으로 같은 기간 55% 증가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해외 투자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세금 문제가 해소돼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통상 해외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돼 최대 41.8%의 세금도 물게 된다.

하지만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과세를 물지 않는다. 3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할 수 있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

다만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는 올해가 지나면 계좌를 만들수 없기 때문에 당장 투자할 돈이 없더라도 일단 계좌를 개설해 두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부터는 기존에 가입한 펀드에 추가로 돈을 넣는 일만 가능해 진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덱스 펀드 성과가 좋은 만큼 ETF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유지 비용이 낮고 펀드 구조도 복잡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편리하다"며 "특히 ETF의 경우 레버리지, 인버스 등 상품 구성이 다양하고 주식 매매처럼 즉각적인 매매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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