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주열 한은 총재, 내달 잭슨홀 미팅 참석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7.07.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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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기 연준 고위 인사들과 회동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스1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다. 연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유력한 가운데 연준(Fed) 고위 인사들과 회동이 향후 정책 구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8월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사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1982년부터 열린 연례 심포지엄 형식의 행사다.

애초 미국 연준 인사들과 금융계, 학계 인사들의 친목과 교류 목적이 강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주요 인사들의 연설내용이 시장에 파급력을 미치기 시작하자 ‘중앙은행판 다보스포럼’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2005년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견한 것과 2010년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2차 양적완화(QE) 가능성을 시사한 게 대표적 사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014년, 2016년 두 차례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강연을 했다. 지난해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도구’를 주제로 추가 금리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세계 경제동향과 이슈를 반영해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역동적인 글로벌 경제 촉진(Fostering a Dynamic Global Economy)'이다.


이 총재는 지난 2008년 잭슨홀 미팅에 참석했다. 당시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로 이성태 전 총재를 대신해 다녀왔다.

그는 총재가 된 이후에는 잭슨홀 미팅에 불참했다. 부임 첫 해인 2014년에는 서영경 전 부총재보, 2015년은 윤면식 부총재보, 지난해에는 장병화 전 부총재가 잭슨홀 미팅에 참석했다.

전임 김중수 총재가 임기 4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총재는 그동안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를 중앙은행 인사들과 정보교류 기회로 활용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 고위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잭슨홀 미팅 참석키로 한 것은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한 미국 통화정책 방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과 함께 보유 중인 자산 규모 축소를 시사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전 9000억달러였던 연준의 보유 자산은 현재 4조5000억달러로 불어났다. 연준은 만기도래 채권 재매입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 총재는 최근 연준 보유자산 축소와 관련해 “전례 없는 일로 국내외금융시장 충격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고려할 때 이 총재가 이와 관련된 연준 인사들의 동향을 직접 살피는 차원에서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새 정부 출범 후 잇따라 금리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지난달 12일 부임 후 처음으로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2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경우 통화정책은 성장세를 직접 지원하기보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자본유출 리스크를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올해 잭슨홀 미팅 이후 이 총재의 경제인식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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