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가R&D 예산 14조5920억…4차 산업혁명·기초연구 방점(상보)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06.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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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比 1.3%↑…글로벌 환경 대응한 R&D 투자 방식 전환 시도

2018년도 주요 R&D 예산 배분‧조정(안) 특징 개요/자료=미래부 2018년도 주요 R&D 예산 배분‧조정(안) 특징 개요/자료=미래부


내년도 국가 주요 R&D(연구·개발) 예산은 올해(14조4076억원) 보다 1844억원(1.3%) 늘어난 14조 5920억원이 배정됐다.

올해와 달라진 점은 투자방식.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투자는 AI(인공지능) 등 단위별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해당 산업의 성장 메커니즘, 중장기 기술수요, 기술 연계·융합구조 등을 분석해 투자 범위를 정한 후 '기술·산업·법·제도'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형태로 진행한다. 또 기초원천연구의 경우 정부가 과제를 지정하기 보단 연구자가 자유롭게 연구 주제를 선정해 지원받는 방식의 비중을 늘린다. 이 같은 새로운 R&D 투자법을 통해 최근 글로벌 기술경쟁 시장의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장무 공동위원장 주재로 제16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이하 국과심)를 열어 20개 부처 2018년도 주요 R&D 사업(460개)에 14조 5920억원을 투자하는 `정부R&D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2018년도 R&D 예산 배분·조정안의 특징은 4차 산업혁명 대응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투자 기술과 범위를 구체화한 ‘5대 영역’을 설정해 제시했다는 것. 이는 뇌과학, 수학 등의 ‘기초과학’, AI,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의 ‘핵심기술’, 이동통신, 반도체 등의 ‘기반기술’, 자율주행기술 등의 ‘융합기술’, 무인기 이용촉진제도 연구 등의 ‘법·제도’ 등으로 나뉜다. 이중 핵심기술에 2897억원, 기반기술에 3777억원, 융합기술에 6731억원이 투입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에 제시한 제4차 산업혁명 5대 투자영역은 향후 범정부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종합전략이 수립되면 이에 연동해 개편·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새로운 투자모델로 ‘패키지 지원 방식’을 처음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사업별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연관되는 기술‧산업‧제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해 통합지원하는 것이다. 미래부는 이를 ‘자율주행차·정밀의료·미세먼지’ 3개 분야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18년 국가 주요 R&D 예산 배분 조정안 개요/자료=미래부 2018년 국가 주요 R&D 예산 배분 조정안 개요/자료=미래부
도전적·창의적인 기초원천연구 지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1조5000억원)보다 15.6% 늘어난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신진연구자가 임용초기부터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비와 연구장비 구축비용 등을 지원하는 ‘생애 첫 실험실’ 지원을 올해(150억원)보다 3배 이상 확대한 총 525억원을 투자한다. 연구현장 수요가 큰 중견연구자 지원도 올해(4600억원)보다 20% 증가한 5522억원을 투입한다. 도전적·고위험 융합연구에 적합한 기초연구실, 대학중점연구소 등 소규모 집단연구 지원도 올해 181개에서 46개 늘린 227개를 지원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 1호인 일자리 창출에 맥락을 맞춰 ‘R&D 기반 일자리 창출’에도 무게가 실렸다. 이를테면 SW(소프트웨어)전문인력역량강화사업을 비롯해 산·학 공동연국 과정,고용계약형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미래의료혁신대응기술개발사업 등 바이오·의료 신산업 분야 기술이전 및 창업을 확대한다. 또 유망 바이오 IP(지적재산권) 사업화 촉진 등 R&D 성과물 제품화 지원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R&D 사업에 총 9320억원을 투자한다.


중소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능형 빅데이터 처리, 실시간 클라우드 확장 등의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 3차원(D) 프린팅, IoT 스마트폼 개발 등의 전자시스템전문기술개발 등 기술혁신 지원에 2779억원, 공공기술 창업기업 상용화 R&D 지원에 2757억원 등을 포함 총 1조6945억원을 투입한다.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신산업 육성 분야에선 국가항암신약개발 등 유망신약후보물질 지원에 965억원, 인체 삽입형 의료로봇 등 신개념 의료기기 분야 722억원, 바이오·의료 비데이터 표준화,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 등 바이오융복합에 1605억원 등 총 5764억원을 지원한다.

가사, 교통, 방송‧미디어 등에 AI 및 IoT 등을 접목해 생활편의를 높이는 미래 생활 신서비스, 재난‧안전, 기상예보, SOC 관리 등의 스마트화 등을 위한 서비스 R&D 육성사업에 전년(6647억원)보다 17.7% 증가한 총 7826억원을 투자한다.

지진, 산불, 미세먼지,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최근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R&D에 8951억원을 투입한다. 이상기후 현상 예·경보, 가뭄발생 진단·예측, 자연재해대응 영향 예보, 신재생에너지 시장 선점 등을 위한 R&D에 8955억원, 장애인 재활치료, 만성질환 예방‧관리 등의 R&D에 877억원이 지원된다.

미래부 측은 “국가치매책임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치매원인 규명, 조기진단 등 치매극복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치매 예방‧관리를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돌봄기술 개발도 신규로 착수하는 등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투자도 앞으로 활발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과심 심의를 통해 확정된 내년도 정부 주요 R&D 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은 30일 기획재정부에 통보된다. 기획재정부는 일반 R&D에 해당하는 출연연 운영경비, 인문사회 R&D 등의 편성결과를 합쳐 내년 정부 예산(안)으로 확정한 뒤 오는 9월 2일 국회에 송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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