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와 환율 ③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06.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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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우리가 은행에 예금할 때 정해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기간입니다. 6개월짜리 예금을 들지, 3년짜리로 할지 말이죠. 3년짜리 예금을 든다면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중간에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면 이자를 손해보고 인출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인플레이션이 대폭 뛰거나 중앙은행이 예상과 달리 금리를 대폭 올려버리면 역시 손해입니다.

하지만 6개월짜리에 비해 3년 만기 예금이 이자를 훨씬 더 많이 준다면 꼭 마다할 필요는 없겠죠. 만기가 긴 예금이나 채권에 그렇게 덤으로 주는 이자가 '기간 프리미엄'입니다.



3년짜리 예금을 들면 편리한 점도 있습니다. 짧은 예금을 들어서 수시로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요. 대신 앞으로 3년 동안 이자율이 대략 어떻게 되어 갈 것인지를 대략 예측해서 장기예금을 드는 게 좋을 겁니다. 장기예금이나 장기채권의 이자율에는 이렇게 해당 기간에 예상되는 단기금리의 평균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즉, 위 그래프처럼 장기 시장금리에는 해당 기간에 예상되는 단기금리의 평균 예상치, 단기금리가 그렇게 되지 않을 위험성(더 오를 가능성)을 보상해 주는 기간 프리미엄이 내재 돼 있습니다. 단기금리의 평균 예상치는 또 둘로 나눌 수 있겠죠. '실질' 단기금리의 예상치와 인플레이션 예상치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미국 채권시장이 예상하는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 평균치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따라서 '기간 프리미엄'(=텀 프리미엄) 역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물가 전망이 이렇게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덜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기간 프리미엄이 다시 마이너스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배경에는 연준의 커뮤니케이션도 작용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할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혹시라도 소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두려워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대폭 높인 것이죠. 연준은 거듭해서 "대차대조표 축소는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러한 '정책 확실성'은 장기채권 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을 낮추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이 '기간 프리미엄'이 우리나라 환율에 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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