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硏, '맞춤형 나노조영제' 생산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17.06.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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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제 주사 한 번으로 다양한 영상진단장비 검사 가능

국내 연구진이 주사 한 번으로 다양한 영상진단장비에 동시 적용 가능한 '맞춤형 나노조영제'의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위정섭, 이태걸 박사 연구팀은 기존 반도체 제작공정을 응용해 금 나노입자를 달걀프라이 형태로 적층하는 합성기술을 개발, 합성된 나노입자를 조영제로 사용해 다양한 방식의 바이오이미징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정섭(왼쪽), 이태걸(오른쪽) 박사가 리소그래피 장비 앞에서 달걀프라이 형태의 금 나노입자들이 형성된 웨이퍼 표면을 관찰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위정섭(왼쪽), 이태걸(오른쪽) 박사가 리소그래피 장비 앞에서 달걀프라이 형태의 금 나노입자들이 형성된 웨이퍼 표면을 관찰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이미징'이란 MRI나 CT 등 다양한 진단장비를 통해 생체현상을 측정하고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영상진단장비는 종류마다 측정되는 신호 생성의 원리가 달라 조영제 역시 영상장비별로 개발돼 왔다.

따라서 다수의 장비를 활용한 복합 바이오이미징에서는 환자에게 조영제를 여러 번 투약해야 하는 불편과 위험성 상존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화학적 합성법에서 탈피해 반도체 소자의 제작기술에 바탕을 둔 하향식(top-down) 공정기술로 2차원 플라즈모닉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반도체 공정 기술을 이용하면 높은 재현성을 통해 보다 예측가능하며 복합적인 물성을 갖는 나노입자를 손쉽게 합성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합성된 나노입자는 납작하고 크기가 다른 입자 두 개가 적층돼 달걀프라이의 형태를 연상시킨다.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흰자와 노른자 부분을 조영제로 사용, 각각 광간섭단층영상(OCT) 및 광음향영상(PAM) 진단장비에 동시 적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나노입자를 구성하는 흰자와 노른자 부분을 조영제로 사용, 각각 광간섭단층영상(OCT) 및 광음향영상(PAM) 진단장비에 동시 적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사진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입자가 다양한 영상진단장비에 반응하려면 적층된 입자마다 각각의 장비에 맞는 광학 특성(광흡수, 산란, 공진파장 등)을 부여해야 하지만 연구팀은 입자들의 지름과 두께를 독립적으로 조절, 광학 특성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

실제 연구진은 이번 개발과정에서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흰자와 노른자 부분을 조영제로 사용해 각각 광간섭단층영상(OCT) 및 광음향영상(PAM) 진단장비에 동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위정섭 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과 물성의 나노입자를 설계·합성할 수 있다" 며 "의료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나노조영제를 생산·보급해 환자의 조영제 투약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물질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CS 나노' 5월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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