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공정위, 치킨값 올린 BBQ 현장조사…치킨업계 '초긴장'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김소연 기자, 박상빈 기자 2017.06.16 15:10
글자크기

(종합)광고비 부당전가 혐의 집중 조사…bhc 가격인하·교촌 인상철회 결정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달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다목적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달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다목적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취임 일성으로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밝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칼끝이 최근 가격인상 논란을 일으킨 치킨 프랜차이즈(가맹사업) 업체 BBQ로 향했다.

가격을 올리면서 가맹사업자에게 부당하게 광고비를 전가한 혐의를 붙잡고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임기 초반 가맹사업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엄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리면서 치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6일 관계부처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가맹조사과 조사관들은 지난 15일부터 일부 BBQ 지역본부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조사내용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지만 최근 가격인상 과정에서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관련 설문조사 같은 값이면 치킨 vs 피자, 당신의 선택은?



 25일 서울 종로구의 BBQ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스1 25일 서울 종로구의 BBQ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스1
앞서 BBQ는 지난달과 이달 5일 두 차례에 걸쳐 치킨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이 과정에서 한 마리당 500원씩의 광고비를 가맹점주들이 부담하도록 했는데, 이는 고스란히 가격인상분에 포함됐다. 과당경쟁으로 급증한 광고비를 사실상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주머니를 털어 가맹본부의 배만 불리는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BBQ의 매출은 2197억원, 영업이익은 191억원이다.

BBQ는 지난 4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닭고기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인상을 한 차례 철회한 바 있다.


BBQ 관계자는 "치킨 분야가 프랜차이즈 대표 업종인 만큼 공정위의 조사가 가끔 이뤄진다"며 "최근의 가격인상 문제에 대해 조사가 나온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번 조사가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후 진행된 첫 가맹거래법 위반 현장 조사라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BBQ에 대한 조사내용이 알려진 이날 공교롭게도 bhc와 교촌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인하 또는 동결 결정을 내렸다.

bhc는 최근 AI(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계농가와 소비감소로 인해 피해를 겪는 가맹점을 고려해 제품별로 1000~1500원 가량 가격을 낮춘다고 밝혔다.

가격 인하는 이날부터 한달 동안 진행되며, AI 피해가 장기간 확산할 경우 할인 기간을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인하에 따른 부담은 모두 본사가 감내하기로 했다.



교촌치킨도 이날 가격인상 계획을 접었다. 당초 교촌치킨은 인건비, 임대료 등 가맹점 운영비용 상승을 이유로 들며 이달 말 모든 치킨 제품 가격을 평균 6~7% 인상할 방침이었다.

교촌치킨은 올 하반기 예정했던 광고비용의 30%를 줄이고, 내년에 연간광고비의 30~50%를 줄이기로 하는 등 자구노력과 상생정책을 통해 가맹점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가맹점의 부대비용을 면밀히 분석해 본사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찾아보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또봉이통닭이, 전날에는 호식이 두마리치킨이 가격 을 내리겠다고 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이 가맹점에도 이어져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본사부터 쇄신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