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 또래의 아이는 엄마조차 아이의 손을 잡으면 부서질까 겁날 정도로 살결이 부드럽다. 그런데 그런 아이를 또래 친구가 다치게 했다면? 선생님이 혹시라도 다치게 했다면? 부모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하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선생님한테 항의할 수도 없는 것이 어린이집 학부모와 교사와의 관계다. 이러한 연유로 피해 아동의 학부모인 지인은 아이의 아픈 팔에 그저 약을 발라주며 쓰라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도 사정이 유사한가? 0-2세 평균 교사 대 영아 비율을 보면 덴마크의 경우 교사 1명당 3.8명, 스웨덴은 1명당 4.8명, 뉴질랜드는 1명당 3.9명임을 알 수 있다(OECD Family Database, 2016). 물론 평균한 값이기에 우리나라보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 0-2세 평균은 영유아 1명당 5,4명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조건은 교사 자체의 근무환경 향상과 연결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 아이의 안전, 보육의 질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은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를 온전히 대신해주기를 바란다. 오전에 출근하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내가 아닌 선생님과 있게 되는 아이가 나대신 선생님과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와 아이의 행복할 권리를 선생님한테 위임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와의 신뢰 관계 붕괴와 팩트(fact) 의 과학화를 지향하는 세태는 영유아보육법에 CCTV설치를 의무화하기에 이르렀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는 이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 것 이상으로, 교사가 행복해야 기관에서 생활하는 아이가 행복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가책임보육이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사회에서 아이의 행복은 단연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또한 교사 인력에 대한 지원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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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행복한' 보육 환경 조성이 이루어질 때 국가책임보육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무한 상승할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을 우리가 바라는 것도 결국은 내 아이가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는 엄마아빠의 목소리가 아닐까. 지인 아이의 팔에 생긴 상처가 아물 때 즈음엔 교사에 대한 불신도, 엄마 마음의 상처도 함께 아물길 바란다.
이윤진 박사/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