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불청객 '미세먼지'…"저감기술 개발로 극복해야"

머니투데이 정동준 특허법인 수 변리사 2017.06.1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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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정동준 변리사 /사진=임성균 기자정동준 변리사 /사진=임성균 기자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필자 역시 올해만큼 미세먼지가 고통으로 다가온 때가 없었다. 앞으로 이 땅에 태어나 살아갈 수많은 후손들의 건강이 큰 걱정이다. 공장 몇 개 더 짓고 수출을 늘리는 게 중요할 수도 있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건 좋은 공기,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등 인접국가와의 외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기술개발 등 적극적인 자체 노력이다.

미세먼지 저감기술 시장은 최근에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공기청정기가 각광을 받고 있고, 길거리엔 마스크를 쓴 사람이 부쩍 늘었다. 수분이 미세먼지 배출에 좋다거나 녹차의 카테킨이 좋다고 해서 관련 음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미나리, 삼겹살 등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수동적인 대응만으론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다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의 절대적인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저감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특허청 사이트에서 '미세먼지'라는 단어를 넣고 검색을 하면 총 2423건의 특허출원 건이 검색된다. 2001년까지는 미세먼지 관련 특허출원 건 자체가 별로 많지 않았다. 2002년부터 건수가 늘기 시작했는데,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0~150건 정도의 특허출원이 이뤄졌다. 그러다가 2014년과 2015년에 갑자기 250건 안팎의 특허출원 건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저감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매우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특허출원된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IPC(International Patent Classification) 분류에 따라 나눠 비중을 살펴보면 B분류(처리조작)와 A분류(생활필수품)가 총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F분류(기계공학·조명·가열), G분류(물리학), E분류(고정구조물), H분류(전기)가 7~10% 정도 된다. 또 C분류(화학·야금), D분류(섬유)는 2~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B분류의 특허출원을 살펴보면 공기청정기와 필터링 장치, 전기 집진장치 등이 있다. A분류의 특허출원에는 마스크와 화장료 조성물, 미세먼지 방진용 조성물, 해독음료, 새순식물 재배기구, 생선구이용 봉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마스크와 관련한 특허가 많다. 예컨대 콧속내장필터를 포함하는 마스크, 호흡 저항성을 나타내지 않는 마스크, 코마스크에 배기밸브를 구비한 미세먼지 제거 호흡기, 산소발생마스크, 전기집진 살균 마스크, 액체식 공기청정기가 구비된 마스크, 다중 필터링 마스크 등과 같이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다음으로 F분류에는 공기조화시스템와 환기장치제어시스템, 유해가스 재연소 장치, 제습시스템 등이 있다. G분류로는 미세먼지 측정장치와 미세먼지 차단 분석시스템, 미세먼지 측정데이터 유효성 판단장치 등이 있다. E분류에는 미세먼지 차단용 방충망과 산소주택, 철도궤도 청소차량, 미세먼지 차단용 창문구조 등이 있다. 아울러 H분류에는 반도체기판 처리장치, 음이온발생기 포함 배전반 등이 있다. C분류로는 가스정제장치, 친환경 고체연료, 친환경 도료 등이 있다. D분류에는 미세먼지 제거 커튼, 미세먼지 제거 직물발열체 등에 대한 특허 등이 있다.

앞으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복합시스템과 관련된 특허출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려 국제협력 등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지만 기술개발 등을 통한 적극적인 차단 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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