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송환 소식에 흥분한 최순실 "삼성 말 한번 잘못 빌려탔다가…"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7.05.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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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박 전 대통령, 삼성 관련해 지갑에 1000원도 들어간 것 없어"

최순실씨 /사진=뉴스1최순실씨 /사진=뉴스1


정유라씨(21)의 국내 송환 소식을 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법정에서 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쏟아냈다. 격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최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자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예정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모두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얻어 "유연이(정유라씨 개명 전 이름)는 삼성 말을 한 번 잘못 빌려 탔다가 완전히 병신이 됐고 승마협회에서도 쫓겨났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대통령께서 죄 없이 여기 계시는데 삼성과 관련해서 박 전대통령 지갑에 1000원이 들어간 것도 아니다. 어떤 이익도 본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연이도 자꾸 죽이지 말고 확인하고 말하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흥분하지 말고 의견을 말하라"는 재판부의 지적에 "딸이 들어온다고 해 흥분이 됐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딸한테도 책상을 치면서 협박할거냐"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정씨의 입국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덴마크에서 체포된 지 150일 만인 31일 국내로 송환된다.



최씨는 특히 "나는 삼성에 관심도 없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증거를 대고 얘기를 해야지 증인을 압박해서 얘기하는 것은 앞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삼성이 박 전대통령의 측근인 최씨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대신 삼성물산 합병 등에서 특혜를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증언한 데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씨의 발언이 끝난 뒤 재판부는 박 전대통령에게도 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박 전대통령은 대답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편 이날 세 번째로 법정에 출석한 박 전대통령은 이전 공판들과 달리 한결 여유를 되찾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소 굳은 표정과 꼿꼿한 자세로 일관하던 전과는 달리 이날은 스트레칭을 하거나 변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짓는 모습이 보였다.


박 전대통령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한 방청객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자 방청석 쪽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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