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알린 美 기자의 집, 문화재 된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5.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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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딜쿠샤' 등 4건 문화재 등록 예고…'천로역정' 등 5건은 등록 확정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서울 딜쿠샤'. /사진=문화재청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서울 딜쿠샤'. /사진=문화재청


3·1 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 운동가들을 도왔던 미국 기자의 집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29일 '서울 딜쿠샤', '경기도청사 구관', '경기도지사 구 관사',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석고상)' 등 4건을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예고했다.

'서울 딜쿠샤'는 1923년에 지어진 UPA 통신사(미국 UPI 통신사의 전신) 특파원 알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의 집이다. 당시 테일러는 3·1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독립 운동가들을 돕다가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당했다. '딜쿠샤'(DILKUSHA)는 힌디어로 '이상향, 기쁨'을 의미한다. 완전한 서양식 2층 대저택구성과 붉은 벽돌로 희소한 쌓기 방식을 활용해 건축적 가치도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청사 구관 건물. /사진=문화재청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청사 구관 건물. /사진=문화재청
'경기도청사 구관'은 1963년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후인 1967년 6월 준공된 건물이다. 이 시기 전국적으로 건립된 관공서 건물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 1세대 현대 건축가인 김희춘(1915~1933)과 나상진(1923~1973)의 공동 설계 작품으로 중정형(中庭型·건물들 안에 뜰을 둔 구조) 평면 도입,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평면과 형태 구성 등 1960년대 한국 건축계에 큰 흐름을 보이던 모더니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건립 이후 현재까지 본래 용도인 행정업무시설로 그대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지사 구 관사 건물. /사진=문화재청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지사 구 관사 건물. /사진=문화재청
'경기도지사 구 관사'는 경기도청 이전과 함께 지사 공관으로 건축된 건물이다. 해방 이후 60년대 주거건축이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간결하고 단순한 모더니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는 공관 건물로서 가치를 담고 있다. 설계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건축 디자인의 세부수법 등을 통해 볼 때 '경기도청사 구관' 설계자인 김희춘과 나상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구 김세중 기념사업회에서 소장 중인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 석고상. /사진=문화재청서울 용산구 김세중 기념사업회에서 소장 중인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 석고상. /사진=문화재청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석고상)'는 국내 현대 조각가 1세대이자 한국 가톨릭 조각의 선구자인 김세중(1928~1986)이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순교한 김효임, 김효주 자매를 조각한 작품이다. 1950년대까지 한국에서는 석고가 조각의 주재료였으나 대부분 파손되었거나 원형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석고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1954년 제1회 성미술전에 출품됐던 작품으로 1950년대 한국미술사의 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사료적, 미술사적 가치가 크다는 판단이다.

한편 신해박해의 발상지인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 개화기 번역문학의 효시인 '천로역정(합질)', '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고령 관음사 칠성도', '조선요리제법' 등 5건에 대해서는 예고 기간을 거쳐 문화재 등록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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