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언론 공개회에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프랑스의 18세기 이후 문화사를 조명하는 이 전시는 오는 30일 개막해 8월 15일까지 열린다. /사진=뉴스1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주요문화자산으로 지정된 개인수집가 로익 알리오의 단추를 중심으로 의복, 회화, 판화, 서적, 사진, 공예 등 1800여 건의 전시품을 선보인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9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후속 전시가 이어진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을 소개하는 특별전은 지난해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기획했던 전시 구성에 대해 양국의 의견 차이가 있어 전혀 새로운 주제의 전시를 다시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프랑스 혁명 단추(1789), 아르누보 단추(1900년대), 색단추(1920년대). 혁명 단추는 유리 아래 채색, 곤충, 식물, 종이를 넣은 뷔퐁 단추의 일종이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1부 '18세기: 단추의 황금기'에서는 프랑스 절대 왕정이 시민 혁명으로 무너지는 상황에서 단추가 상류층의 전유물에서 프랑스인의 일상생활로 확대되는 양상을 그린다. 금, 은 등 보석과 자수로 만든 값비싼 단추부터 프랑스 혁명이나 노예 해방 등을 그린 그림 단추, 단추 안에 씨앗을 넣은 뷔퐁단추 등 다양한 종류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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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9세기: 시대의 규범이 된 단추'에서는 산업화와 제국주의 격변기 속 문화 규범이 된 단추의 쓰임새를 설명한다. 나폴레옹의 제정 시기 이래 단추는 집단 정체성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수수하고 단정한 형태를 띠었다. 여성들의 경우 목까지 채운 단추가 정숙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때부터 '에티켓'(etiquette)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단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편 댄디즘(dandyism)이나 아르누보(Art Nouveau) 등 새로운 문화·예술 사조를 반영한 단추도 등장했다.
3부 '20세기: 예술과 단추'에서는 프랑스 문화 번영기인 '벨에포크' 시대 복식과 단추의 흐름을 살펴본다. 단추는 의상 디자인의 핵심 요소이자 그 자체로 예술이 됐다. 여성 해방을 위해 코르셋을 없앤 최초의 디자이너 폴 푸아레의 '멜로디' 드레스와 코코 샤넬의 경쟁자였던 엘자 스키아파렐리의 의상과 단추를 만나볼 수 있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나 화가 소니아 들로네 등도 단추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현대 예술 사조인 '아르데코'를 반영한 기하학적이고 강렬한 색채의 단추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인, 국기 등을 그려 애국심을 표현한 단추 등이 함께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