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지원금에 카지노 사업 둔화…'내우외환' 강원랜드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7.05.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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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연내 500억원 규모 올림픽 지원금 예상…올해 저성장 이어질 듯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올림픽 지원금에 카지노 사업 둔화…'내우외환' 강원랜드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 사업체인 강원랜드 (15,350원 ▲160 +1.05%)가 보릿고개를 맞았다. 평창올림픽 지원금 이슈와 카지노 성장세 둔화, 자회사의 실적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다.

강원랜드는 29일 1.37%(500원) 하락한 3만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주가가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22.6% 떨어졌다. 올 2월을 기점으로 약 3개월간 겨우 6% 반등했다.



증권업계는 강원랜드가 올해 안에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평창올림픽 지원금 이슈와 매출총량제, 출입일수 제한 강화, 자회사 실적 부진 등이 맞물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평창올림픽 500억원 지원(?)→배당금 축소 우려=지난해 12월 국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공공기관 등 후원지원 촉구 및 권유 결의안'을 가결했다. 결의안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민간 기업 등이 적극적으로 올림픽 후원과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다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강원랜드의 지원금 액수는 500억원 정도다. 이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6% 수준으로 실적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올림픽 기부금이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되면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기존 전망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배당주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강원랜드 배당수익률은 2.7%, 1주당 배당금은 990원이다. 유안타증권이 예상한 올해 배당수익률은 2,4%, 1주당 배당금은 920원이다. 배당성향이 지난해와 같은 46.5%로 유지되고 올림픽 기부금으로 500억원이 발생하게 됐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 그렇다.

평창올림픽 지원금 이슈는 1년 가까이 이어진 불확실성으로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이 끝난 상태다. 이에 따라 기부금 규모가 확정되면 오히려 주가가 반등할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강원랜드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고 저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가가 단기간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가 독점기업이자 '안정적으로 저성장'하는 기업"이라면서 "배당이 많은 기업인 만큼 올림픽 지원금 이슈로 배당이 줄어든다면 배당투자자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가 정체된 상황인데 내년 영업상황이 호전되는지 여부가 확인돼야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신 증설 효과 둔화에 냉각기·매출총량제…올해도 저성장= 실제로 올 1분기 강원랜드의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감소했다. 2013년 머신을 증설하면서부터 나타나던 일반영업장 매출 성장 효과가 끝났다는 분석도 있고, 카지노 방문객 수가 3% 가량 줄어든 영향도 있다.

박 연구원은 "2013년 6월 일반영업장 내 머신을 960대에서 1360대로 42% 늘렸다" 며 "증설 3년차 까지는 머신 부문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증설 4년차인 올해 저성장 기조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랜드의 성장이 끝났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고성장 구간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냉각기 제도와 매출총량제도 실적에 걸림돌이다. 강원랜드는 지난달부터 카지노 과다출입자를 대상으로 '냉각기 제도'를 시행했다. 종전까지는 2달 연속 월 15일 이상 출입한 경우라도 개별 상담을 받은 뒤 출입이 가능했는데 냉각기 제도 시행 이후에는 한 달 동안 출입이 금지된다. 연간 출입 가능 일수도 기존 180일에서 148일로 줄었다. 다만 연간 148일 이상 출입자는 1000명 미만으로 실적에 큰 영향은 없다는 평가다.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매출총량제는 강원랜드가 테이블 가동률을 제한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매출 총량 제한 탓에 테이블과 머신이 100% 가동을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테이블 가동률은 80%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총량제는 사행산업인 카지노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업계에 따르면 2013~2016년 강원랜드 매출은 사감위의 매출총량 제한을 초과했다. 박 연구원은 "총량제를 어긴다고 해서 특별한 패널티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가급적 준수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은 지난해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성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강원랜드의 현 대표이사 임기가 올해 11월 만료되는데, 이 때문인지 성장 보다는 보수적인 운영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 증가한 4186억원, 1637억원"이라고 전망했다.

◇자회사 무더기 적자도 주가 발목 잡아=1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강원랜드는 현재 하이원엔터테인먼트와 하이원추추파크, 하이원상동테마파크 등 자회사 3개를 소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는 블랙밸리컨트리클럽과 문경레저타운, 동강시스타, 대천리조트, 바리오화순 등 5곳에 하고 있다.

2009년 강원랜드는 자회사 3곳을 설립하는데 약 183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설립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이원상동테마파크(280억원), 하이원추추파크(140억원), 하이원엔터테인먼트(19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순손실 6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주력 사업이었던 게임·애니메이업 사업을 중단하고 자동차부품 제조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려 했지만, 강원랜드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부적합 판단으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원상동테마파크의 순손실은 1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곳은 자재 납품 비리로 공사가 중단됐고, 힐링 치유센터 등의 사업계획 역시 중단된 상태다.

하이원추추파크는 폐선된 철도의 삭도, 궤도를 활용한 철도체험형 리조트 조성을 위해 강원랜드가 99.6%, 한국철도시설공단이 0.4%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1분기 순손실은 8억7800만원으로 집계됐고, 개장 이후 누적적자는 100억원이 넘는다.

지분 투자기업 5곳의 1분기 지분법손실도 2억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엔 5000만원 수준의 이익을 냈는데, 올해는 블랙밸리컨트리클럽과 문경레저타운에서 적자가 나면서 총 지분법손익도 손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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