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최대 매출 LG화학, '가격의 마법' 끝났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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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품 가격 2분기 들어서며 10~50% 떨어져…1분기 대비 매출 감소 불가피

1분기 최대 매출 LG화학, '가격의 마법' 끝났다


주요 석유화학제품들의 가격 폭등으로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LG화학 (402,500원 ▲7,000 +1.77%)이 2분기 들어 제품가격이 다시 떨어지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합성고무(BR)와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D)은 2분기 제품 가격이 1분기보다 27%에서 최대 55%까지 떨어진 상태다.

28일 LG화학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인 고부가 플라스틱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가격은 이달 15일 기준 톤당 1610달러로 3월(1858달러) 대비 13% 떨어졌다. 올해 정점을 찍었던 2월 가격(1991달러)보다는 19% 하락한 것이다.



1분기까지만 해도 LG화학은 ABS 가격이 상승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1분기 ABS 평균 가격은 톤당 1898달러로 지난해 4분기(1562달러)보다 21% 올랐다.

국내에서 85만톤, 중국에서 90만톤 등 총 175만톤의 ABS를 연간 생산해 시장 점유율 21%로 업계 1위인 LG화학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ABS 매출은 1조216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9475억원)보다 28% 증가했다.



하지만 1분기 반짝했던 가격 상승효과가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2분기 ABS 평균 가격은 1667달러로 1분기보다 12.1% 하락했다.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최고치를 찍었던 ABS도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1분기 내내 톤당 900달러 이상을 유지했던 파이프 원료 폴리염화비닐(PVC)도 하락 추세다. PVC의 2분기 평균 가격(이달 15일까지)은 톤당 880달러로 1분기 평균 가격(933달러)보다 5%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평균 PVC 가격(930달러)보다도 낮은 것이다. LG화학의 PVC 생산량은 연간 130만톤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PVC 매출액도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PVC·가소제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5424억원에서 올해 1분기 5875억원으로 8% 증가한 바 있다.


LG화학 제품 중에서도 유독 가격 상승폭이 컸던 고무는 2분기 들어서며 대폭 하락했다. 합성고무(BR)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2663달러에서 2월 3233달러로 한 달새 21.4%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가, 이달 15일 기준 2030달러로 2월 대비 37% 하락했다. 1분기 평균 가격은 2978달러에서 2분기 평균 2165달러로 27% 떨어졌다.

합성고무의 원재료인 부타디엔(BD)는 가격 등락 폭이 합성고무보다 더 크다. 부타디엔은 2월 평균 톤당 3038달러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가, 이달 15일 기준 1110달러로 2월 대비 63% 하락했다. 2분기 평균 가격은 1222달러로 1분기(2718달러)보다 55% 하락했다. LG화학의 연간 BD 생산량은 30만톤이다.

LG화학은 화학제품 가격 하락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때 진행됐던 컨퍼런스콜에서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 측면에서 근본적인 약화는 없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수요가 괜찮을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경쟁업체가 정기보수를 마치는 등 공급이 늘어나는 이슈가 있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석화제품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며 "2분기에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이고, 아직은 지난해보다 더 제품가격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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