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 열린다…7월 개장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7.05.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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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 진입요건·공시의무 완화

연기금이나 기관 등 전문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한국판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이 오는 7월 개장한다. 비상장기업 초기투자에 대한 회수시장으로서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지원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문·기관투자자 대상 거래플랫폼 'Pro-OTC'이 7월15일 문을 연다. 투자자간 종목 정보를 공유하고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는 등 거래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코스피 등 장내 시장과는 다르게 플랫폼 내에서 입찰과 경매, 협의 매매가 가능하다.



미국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NASDAQ Private Market)과 유사한 형태로, 해당 시장은 일일 거래대금이 2조원에 가까울 정도로 성장했다.

K-OTC(한국장외시장)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종목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주권 예탁지정을 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거래를 허용했고 공시규정도 완화했다.



K-OTC는 일반투자자 참여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엄격한 진입요건과 공시규정이 존재했다. 투자 리스크가 줄어드는 장점은 있지만 전체 종목 수가 124개로 한정되는 등 장외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전문성과 위험감수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로 자격을 제한함으로써 국내에 존재하는 대다수 중소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며 "진입요건을 낮추고 공시의무를 완화해 활발한 비상장주식 거래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Pro-OTC 시장에 참여가 가능한 전문투자자는 △기관투자자 △금융투자상품 50억원 이상 법인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억원 이상이고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총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투자자 등이다.


금투협은 Pro-OTC가 상장 전 지분매각 활성화를 통해 부족한 국내 회수시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국내 모험자본시장의 문제점으로 초기 투자자에 대한 회수창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IPO(기업공개) 외에는 투자 회수 수단이 없어 적극적인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출자시장은 정책자금 중심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활성화된 반면 회수시장이 침체돼 중소벤처기업으로의 민간자금 유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회수시장이 활성화되면 연기금과 보험 등 장기성 자금이 모험자본시장으로 유입, 질적 양적 양 측면에서 팽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다음달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Pro-OTC 출범기념식 및 국제세미나'를 열고 개발 경과보고와 플랫폼 활용 동영상을 시연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적자본시장의 현황과 투자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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