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신흥국경제의 회복세와 장애 극복

머니투데이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17.05.1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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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신흥국경제의 회복세와 장애 극복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신흥국 주식 및 통화가치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금은 올 4월까지 5개월 연속 신흥국에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신흥국 금융시장이 지난해 말과 달리 안정되고 오히려 활황세를 나타내는 것은 신흥국 경제를 포함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국제통화기금(IMF)조차 지난 4월 2017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4월에 발표한 2017년 연차보고서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해외수요 확대와 원자재 가격 회복, 각국 구조개혁 조치 등에 힘입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이러한 아시아지역의 회복이 세계 경제 확대의 최대 견인차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신흥국 경제의 호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다.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세 지속 여부가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리먼 쇼크로 인한 선진국의 금융부실화 문제는 선진국의 양적 금융완화 등 과감한 금융정책 효과도 있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단계적인 금리인상과 함께 보유자산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나 일본 중앙은행도 양적완화 정책에서 출구전략을 서서히 준비할 전망이다. 이러한 선진국의 금융정책 변화는 각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신중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수준 자체는 과거보다 저조하기 때문에 정책착오가 있다면 충격이 클 수 있다. 물론 선진국들이 경제회복 수준에 맞춰 완만히 금리인상, 자산축소를 추진한다면 신흥국 경제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반(反)글로벌화, 보호주의 강화도 신흥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다. 물론 미국 트럼프정부는 당초 공약과 달리 중국에 대한 통상공세의 수위를 크게 올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정권 100일간의 상황을 보면 의회와의 조율도 필요한 과감한 공약을 실현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주요 선진 7개국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미국이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계속 거절하는 등 자국의 이익을 해치는 불공정 무역국에 대한 보호주의 정책 옵션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트럼프정권에 대한 기대와 글로벌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된 법인세의 대폭적인 인하정책도 언제 실시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신정부의 정책불확실성으로 인한 신흥국 경제에 대한 충격은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의 향방이 초점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의 하락세는 어느 정도 멈추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벤처 등 뉴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설비투자도 회복되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투자주도 성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중국의 통화가치도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미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다소 호전되자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되고 GDP(국내총생산)의 200% 수준으로 누적된 민간채무(금융기관 제외) 문제가 악화할 우려도 있다.

이상과 같이 볼 때 당분간 신흥국 경제 및 금융시장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각종 불안요인, 불확실성이 잠재된 것도 사실이며, 금융시장 등에서의 낙관적 분위기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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