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오늘 증시 입성…'5조 빅딜'로 글로벌 도약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7.05.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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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3조원' 韓 게임계 새 역사…공모 통한 실탄 확보로 공격적 M&A 시동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넷마블게임즈가 1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다. 2000년 창업 후 17년 만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3조원을 넘어선다. 업계 2위인 엔씨소프트(시총 7조원)의 2배 수준이다. 국내 게임 대장주가 엔씨소프트에서 넷마블로 바뀐다.이 역시 17년 만이다.

넷마블은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 등을 활용해 5조원 규모의 M&A(기업인수합병)에 나선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게임업계 새 역사…新대장주 탄생=넷마블 상장은 게임 업계와 증권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공모가(15만7000원) 기준 넷마블의 시가 총액은 13조3000억원. 상장과 동시에 단숨에 코스피 시총 20위 안에 안착한다.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게임업종 대장이던 엔씨소프트도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새로운 게임 대장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게임 업계에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넷마블은 2000년 창업자 방준혁 이사회 의장과 직원 8명이 1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게임사다. 2003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과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04년에는 CJ그룹 계열사로 편입, 프로야구 게임 '마구마구' 등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2006년 방 의장이 건강 악화로 회사를 떠나며 넷마블은 한동안 암흑기를 맞았다.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의 서비스권이 2011년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방 의장이 다시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탔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모바일 게임 선도 기업으로 변신, 유가증권시장에까지 이름을 올리게 됐다.

넷마블 측은 "증시 상장이 넷마블이 또 한번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장 잘하는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의 세계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5조원대 '빅딜' 예고…글로벌 향해 '전진'=넷마블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적극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다. 공모로 확보한 자금은 총 2조6617억원. 여기에 넷마블이 현재 보유 중인 현금자산과 기업금융까지 동원하면 최대 5조원 가량의 빅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넷마블은 상장 전부터 국내외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기반을 다져왔다. 2015년 7월 지분 60%를 인수한 미국 게임사 잼시티(Jam City)와 지난 2월 인수한 카밤 밴쿠버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인수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카밤은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역할수행게임)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 향후 넷마블 게임을 북미 취향에 맞게 재구성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역시 넷마블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넷마블 공모가 PER(주가수익비율)가 일반 게임주 PER의 2배에 육박하는 76배에 달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모두의 마블' 등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는 6개의 장기 흥행작을 바탕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 '펜타스톰'까지 더해지며 올해 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다수의 히트작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와 높은 흥행 타율로 넷이즈, EA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실적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며 "이미 글로벌 대형 퍼블리셔로 성장한 만큼 향후 M&A로 개발력과 IP(지적재산권) 라인업을 강화해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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