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안철수 낙마하면 어렵다, 끝까지 데리고가야"

머니투데이 부산=우경희 기자 2017.04.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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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개혁공동정부론엔 "NO"…"유승민과 단일화도 필요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9일 울산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에서 유세를 마친 뒤 유권자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2017.4.29/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9일 울산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에서 유세를 마친 뒤 유권자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2017.4.29/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개혁공동정부 수립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대선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도록 끝까지 데리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사실상 기대를 접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집중유세에 나선 29일 오후 부산 구포시장 유세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튿날인 30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다. 투표용지에 단일화 후보 이름이 실리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인 29일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수립 움직임에 대한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노, 나는 단독정부를 세운다"며 "1번(민주당), 3번(국민의당)은 어차피 합당할 것이며 우리가 거기와 공동정부를 세울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완주에 대해서는 절박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안철수를 데리고 가야해. 끝까지"라며 "(만약 안 후보가 낙마해) 호남의 표 90%가 (문 후보에게) 가버리면 우리가 어렵다. 안철수 후보를 끝까지 데리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역시 이날 부산지역 집중 유세에 나선 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상 기대를 접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에서 (단일화를) 안한다고 하더라"며 "단일화를 하려니까 TK(대구경북)에서 표가 전부 도망갈 판이어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보수단일화가 1차 데드라인을 넘어서며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남재준 통일한국당 대선후보가 이날 사퇴하며 보수진영 내 군소후보들은 정리되는 분위기다. 남 후보는 이날 "홍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을 재창당한 조원진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홍 후보는 조 후보에 대해 "아마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유세장에는 무소속 정갑윤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보수의 부활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홍준표 후보 울산 유세 현장/사진=우경희 기자 29일 홍준표 후보 울산 유세 현장/사진=우경희 기자
절반은 야도(野都)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부산이지만 구포시장의 부산시민들은 홍 후보를 환호로 맞이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을 잃은 북강서갑 박민식 전 의원이 시장 초입에서 홍 후보를 마중하자 시장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홍 후보를 환영했다.

홍 후보는 한 상인이 "박민식이좀 잘 챙겨주이소"라고 외치자 "박민식은 내가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갈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구포시장 골목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한 후 맞은편 번화가 골목에 미리 준비된 유세차에 올라 연설했다. 세 블럭 정도를 메운 시민들은 홍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대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 후보는 이날 부산에 앞서 김해와 울산을 돌며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울산대공원 앞에서 진행된 울산유세와 구포시장서 진행된 부산유세는 각각 울산대첩, 부산대첩으로 명명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지역구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각각 총출동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수로왕릉 앞에서 진행된 김해 집중유세를 지원한 엄용수 한국당 의원(경남 밀양)은 "지역의 바닥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섰다"며 "보수진영에 대한 흔들리던 신뢰가 홍 후보를 중심으로 굳건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 유세에는 당 추산 2000여명이 몰렸고 울산 유세에는 이보다 많은 인원이, 부산 유세에는 더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당 관계자는 "홍 후보의 텃밭이라던 부울경 분위기에 그간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제 진짜 텃밭으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과 부산에서는 무대에서 환호를 유도하지 않아도 곳곳에서 "대통령, 홍준표" 연호가 나왔다.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채웠던 김해 유세와 달리 20~30대 참가자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 독주 체제 속에서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반복하며 강조했다. 이른바 '양강론'이다. 그는 "대선 프레임이 탄핵대선에서 안보대선으로 바뀌면서 기사회생했다"며 "선거법 위반된다며 숫자는 나가서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던데, 어제부로 우리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문재인과의) 양강구도로 간다"며 "열흘만 있으면 판이 뒤집어진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도 보궐선거"라며 "동대문 보궐선거부터 시작해서 2011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도 기적적으로 뒤집었고 보궐선거 격인 이번 대선에서도 열흘을 남기고 판이 절반 정도는 뒤집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벌써 합당한다는 말을 하며 국민학교 반장 수준으로 토론하는 문재인을 어떻게 대통령을 시키겠느냐"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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