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상승하면 금리도 올라야 한다?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04.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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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주가가 상승하면 금리도 오른다고 우리는 상식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좋다는 것이고, 경기가 좋으면 당연히 금리도 상승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금융시장이 항상 ‘상식’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바로 그런 ‘몰상식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돌파하고, S&P500이나 다우지수 역시 역대 최고치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국채 수익률은 가라앉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중순에 비해서는 0.30%포인트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마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것처럼 말이죠.



이러다 보니 금융시장의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주식과 국채 시장 둘 중 하나는 틀렸다는 것이죠. 대체로 국채시장이 방향을 잘 못 잡았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금리가 머지않아 뛰어 오르게 되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국채를 매도하고 주식을 사라”는 투자권유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투자전략을 따르는 데에는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지난 2014년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한 번 보시죠.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2014년초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를 넘었습니다. 바로 그 시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3차 양적완화가 축소(테이퍼링)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당시에는 미국 시장금리가 3%대 중간까지 올라갈 거라고들 믿었고, 그래서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이른바 ‘대전환(the great rotation)’이 나타날 거라고들 예상했습니다. 그러면 금리는 더 오르게 되겠죠.

하지만 실제로 나타난 현상은 정반대였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미 국채 수익률은 1년 내내 쉼 없이 떨어져 내려갔습니다. 경제가 아주 비관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식가격은 일시적인 부침이 있긴 했어도 꾸준히 높아져 갔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금리가 떨어져서 주가가 더 올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자로는 도저히 돈을 벌 수 없으니 주식을 사는 것이죠.


그런데 지난 1980년대 이후의 장기 추세를 보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금리가 떨어진다’는 상식은 실제와 부합하지 않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주식가격은 채권가격과 ‘함께’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금리와 주가는 단기적으로도 자주, 장기적으로는 항상, 상식과 달리 정반대로 움직였던 것이죠.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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