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대학, 韓 체류 교환학생에 "서울서 대피하라" 공문 발송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7.04.26 15:58
글자크기

[the300]日야마구치·메지로 대학교, 학생들에게 "서울 매우 위험… 피난 후 회신달라"

/사진=야마구치 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왼쪽)과 메지로 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사진=야마구치 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왼쪽)과 메지로 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


일본 대학들이 최근 북한 인민군창건일 도발 위협과 관련 한국 체류 자국 유학생에게 "북한의 핵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니 서울에서 대피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1일 일본 주요 외신들이 '일본 정부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 체류 일본인의 본국 대피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민간에서도 실제 '대피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26일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 학생에 따르면, 일본의 야마구치 대학교는 지난 24일 자교 출신 한국 체류 유학생들에게 학장 이름으로 이메일을 보내 "25일 북한의 핵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분쟁이 발생할 경우 서울 및 근교 지역은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장 명령에 따라 서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은 25일 하루 서울 근교에서 멀리 떠나라"며 "피난처에 대해 반드시 오늘 중으로 회신을 해달라"고 했다.



또 야마구치 대학교는 "그쪽(한국)은 평상시대로의 분위기에 맞춰 이같은 지시에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른다"면서 한국 현지 분위기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야마구치 대학교 외 다른 일본 대학교나 한국에 주재원을 둔 일부 기업에서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일본 메지로 대학교는 지난 12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발사 등의 보도에 계속 주의하라"며 "만약을 위해 가능한 학교 기숙사와 홈스테이에서 벗어나지 말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또 "공항과 유원지 등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메시지에 불안감을 느낀 유학생들이 실제 서울에서 대피한 사례도 확인됐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 강사는 "최근 해당 메시지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학생들이 서울을 피해 일본 영사관이 있는 부산으로 갔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국어 강사는 "일본 기업이 보낸 주재원 본국 송환 메시지에 따라 일본으로 돌아간 학생도 있다"며 "대피하지 않더라도 최근 학생들이 '한국이 안전한 것이 맞냐'고 자주 묻는다"고 말했다.

한편 주한 일본 대사관도 한국에 체류하는 일본인들에게 "북한이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대사관은 지난 12일 한국 체류 일본인들에게 일괄적으로 "한반도 정세 관련 정보에 주의하고, 대사관에 체류 신고 또는 연락처를 등록하라"고 공지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긴급사태가 일어날 경우의 이동수단과 집합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게재한 바 있다.

TOP